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 문제로 보험업계가 시끄럽다.
최근 금융당국이 오는 2017년 6월까지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를 시범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정치권에서는 복합점포에 보험 입점을 금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의 칸막이를 완화해 원스톱 서비스로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을 추진 중이다.
이에 정치권과 보험업계는 소비자를 비롯해 보험업 종사자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복합점포의 경우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내방한 짧은 시간에 보험 가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불완전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금융당국이 강조한 금융소비자의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또 복합점포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도 입점해 있는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 상품에 한정되어 다른 보험회사 상품에의 접근이 제한된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이로 인해 일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가 은행 점포망을 활용해 독점 판매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의 비중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는 규정인 '방카 25%룰' 규제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복합점포 내방 고객을 점포 외부에서 만나 계약하는 등의 편법이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이러한 부분까지 감안하지는 않고 있을 것이라며 걱정하는 눈치다.
은행의 우월적 지위로 '꺾기'로 불리는 구속성 보험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험업계는 무엇보다 40만명이 넘는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합금융점포가 뿌리내릴 경우 보험설계사들의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사의 판매채널이 은행권에 예속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금융업계 사이의 칸막이를 허물어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듯하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복합점포를 독이 들어있는 사과에 비유하고 있다. 복합점포를 실시할 경우 보험판매가 늘어날지도 모르지만 그에 따른 역작용 또한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가 우려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같은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복합점포의 시범운영을 둘러싸고 보험업계는 이래저래 시끄러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