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16일 5개월만에 당청 회동에 나섰다.(사진제공 청와대)
김무성 "당이 책임질 것"…원유철 "코피 흘리겠다"
5개월 동안 단절됐던 당·청 관계가 회복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16일 만남은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청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관계회복에 집중됐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취임 직후였던 지난 2월 10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진 당청회동에서는 '국민 중심', '당·청의 긴밀한 소통', '당·정·청의 한 마음 한뜻'에 깊은 공감을 형성했다.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직격탄으로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던 전임 원내대표 체제의 흔적을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개인의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가 아닌 '국민 중심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 중심의 정치를 꼭 이루어내 국민 중심의 정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 모범을 잘 보여 달라"고 말했다.
또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을 여는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나가는데 당·정·청이 한 마음 한뜻으로 다시 한 번 힘차게 뛰어 탄탄한 국정운영의 모습을 국민께 보이자"며 "이번 집권여당 지도부가 모든 국민의 염원과 희망을 모아 국가발전과 정치 발전, 경제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박 대통령 '국민 중심 정치' 거듭 강조…당 뒷받침 '당부' = '국민 중심의 정치'는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배신자'로 낙인찍은 것에 대한 역설적 성격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대변자이자 자기의 대변자이지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그는 이후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 즉 '국민 중심 정치'를 강조해오고 있다.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며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로 나라 경제와 국민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밝혔다.
또 지난 13일 현기환 신임 정무수석을 향해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을 떠나서 진실 되고 담백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는 현 수석이 그런 새로운 틀을 만드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경고성 당부를 날리기도 했다.
이는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관련해 당이 '이견' 없이 그대로 따라주기를 거듭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내년 총선 이후, 자신의 임기가 1년8개월이나 남아 국정운영을 원하는 대로 탄탄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다수 친박계의 국회 재입성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총선 공천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으로도 읽힌다.
당 관계자는 "그동안 불통을 보였던 당청이 오랜만에 관계를 회복한 자리"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계속 불협화음을 보이면 청와대도 당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당청관계 '회복'…고위 당정청회의 개최-경제인사면 검토 = 김무성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당에서 책임지는 자세로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대선 때 선거운동 했을 당시 코피를 흘렸는데, 이제 원내대표가 돼서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코피를 흘리도록 하겠다"고 정부정책의 '뒷받침' 역할을 자임했다.
당청의 화합된 목소리는 곧바로 '고위 당정청 회의' 추진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당청회동 국회 브리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고위 당·정·청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7월 임시국회 핵심 현안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조속한 처리와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집중 논의도 약속했다.
또 경제인 사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던 박 대통령은 당의 경제인 사면 건의에 대해 '검토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당청회동에는 박 대통령 외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정무수석이 참석했고, 새누리당측에서는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자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