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테이너 백종원, 최고 대세남 등극
MBC·tvN 출연, 연예인 버금가는 인기
올해 초부터 방송계에 각종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쿡방',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로 불리며 연예인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셰프들이 여럿 등장했다. 이 가운데 대세라고 부를 만한 인물은 '백주부' 백종원이다. 셰프나 요리연구가가 아닌 '요리하는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하는 백종원은 최근 요리 예능에서 단연 '유재석급'이다.
백종원은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지난 4월 정규편성된 뒤 유지된 10%에 가까운 시청률의 1등 공신이다. 그가 선보인 요리의 레시피는 연일 화제를 모았고 시식을 돕던 '기미작가'는 풍부한 리액션을 펼쳐 또 다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백종원을 아예 메인으로 내세운 tvN '집밥 백선생'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요리에 관해 백치미를 드러냈던 제자 윤상, 김구라, 박정철, 손호준은 백종원의 지도 아래 자신감을 갖게 됐다.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모토아래 덕을 본 건 제자들만이 아니다.
'집밥 백선생'이 방송된 다음날이면 백종원의 레시피는 어김없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재료들은 금세 동이 났다. 8회 방송에서 윤상은 "카레편 방송 뒤 카레용 목살이 엄청 팔렸다더라"라며 "만능간장 때는 다진 돼지고기가 불티나게 팔렸다는 사연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요리 예능의 춘추전국시대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는 백종원. 그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 매료된 제자들은 간단하면서도 '고급진' 레시피에 감탄사를 연발한다.<사진: tvN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인기 비결은 요리 실력보다는 '쉽고 편안함'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한 트위터리안은 "백종원의 인기비결은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칼질 못해도 채칼쓰면 괜찮아. 민트 없어도 깻잎 넣으면 괜찮아'라고 하는데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이 글은 5일 만에 리트윗 1만건을 넘겼다.
일각에서는 백종원이 설탕이나 소금을 과하게 사용하면서 적당한 식당 음식만 만든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그는 웰빙 밥상이나 화려한 요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백종원은 지난 8일 '집밥 백선생' 기자간담회에서 "이 프로그램은 음식 문외한을 위해 메뉴 대부분을 쉽게 만들려고 한 것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작 단계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고민구 PD는 "아는 걸 나누려는 백종원의 마음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백종원의 진심은 전통적 의미의 가정이 해체돼 바쁜 일상에 쫓기는 주부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마법 레시피처럼 통했다. 백종원 덕분에 전문 셰프는 아닐지라도 요리 좀 하는 순박한 아저씨는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