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의혹과 관련해 여야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검찰 수사'를 압박하면서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을 앞세워 국정원을 향해 자료 제출 요구에 나섰다. 이에 새누리당은 특히 국정원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폭거"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전날(21일)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매와 민간인 해킹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에 필요한 30가지 자료제출을 국정원에 요구했다. 해킹프로그램인 PCS 구입 및 운영을 국회 정보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사유와 대통령 또는 법원의 감청영장 개수 및 내역, 내부 감찰 보고서 등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안 위원장의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상식을 뛰어넘는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가지고 국가 안보를 위해 어떤 정보 공작 활동을 했느냐는 100% 초특급 국가기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원장을 상대로 한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 대해서도 "국회 정보위가 비밀리에 국정원장을 불러서 질문할 수 있고 정보위에서 비밀 청문회를 할 수도 있다"고 반대했다.
또 "국정원이 행한 정보 공작 가운데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불순한 목적으로 한 것이 있고 위법 사항이 있다면 그건 조용히 비밀리에 확인해서 책임자를 문책하면 된다"고 말했다.
심재철 의원도 "야당 등 일부에서 증거 없는 민간인 사찰 의혹제기를 하고 있다"며 "실제로 대북공작 안보에 썼는지, 로그기록을 확인만하면 된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지 국정원장을 불러 큰 소리 치는 게 순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혹제기를 중지해야한다"며 "사실규명은 당연하지만 신중한 대책이 나와야한다. 국정원의 불신 때문에 의혹이 생기는 것은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북한 위협과 마주하고 있다는 엄정한 현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을 '몰카'(몰래카메라) 삼아 국민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긴 침묵에 있는 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진상규명과 함께 국민들을 안심시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스스로 권력의 감시자가 돼야 한다. 민주주의가 위협 받을 때 국민의 눈과 귀만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민주정부에서 근절됐던 정보기관의 구시대적 행위가 박근혜 정부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8년간 정권이 국정원을 국가 안보가 아닌 정권 안보를 위해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을 향해 "정권을 위해 잘못된 관행과 국민의 기관으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이번 국정원 요원의 자살사건도 국정원의 불법적인 업무관행이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