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지도부가 전날(22일)에 이어 23일도 만나 추가경정예산안과 국정원 해킹의혹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 안철수, 자료 제출 요구에 이어 전·현직 국정원장 검찰고발…與 맹비난
새누리당이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사건과 관련, IT보안 전문가인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국정원을 향해 연일 공세를 취하자, '안철수 때리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으로 지난 21일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매와 민간인 해킹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에 필요한 30가지 자료제출을 국정원에 요구했다.
특히 23일 안 위원장이 전·현직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해 새누리당은 "무책임 정치의 극치"라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은 국가정보 문제를 부풀리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해킹 전문가, 백신 개발자로서 이럴 때 자기가 국가와 국정원을 위해서 문제를 좋게 풀어주고 국가를 도와줄 수 있는 행동을 할 때 국가 지도자, 그 분야 전문가로서 존경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자들을 향해 "안 의원이 좀 도와주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진심어린 생각이다. 일일이 공개 안할 것까지 다 하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남북이 대치된 나라가 우리 하나인데, 좋아할 사람이 북한 밖에 더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과거 '국민의 정부' 시절 안기부가 당시 야당에 대해 도청을 실시했던 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역공을 가했다.
서 최고위원은 "1998년도에 전 정권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나. 국회의원을 도청해서 국정원장이 구속되고, 야당의 전 정권들이 했던 엄청난 짓거리들이 있었다"면서 "자기들이 요즘 제 발 저려서 그런지 모르지만, 북한이 이 문제로 우리를 공격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여야가) 날 세우고 정쟁으로 가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의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야 할 야당이 오히려 불신을 조장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안 의원은 '안보에 대해서는 보수'라고 말했던 것을 잊었는가. 안 의원이 보안전문가라면 국가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설 게 아니라 북한 사이버테러 대비에 앞장서야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출신의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전현직 국정원장 등에 대한 검찰 고발에 대해 "명백한 잘못이 있어야 검찰이 조사를 하지 그냥 의혹만 갖고 갖고 검찰이 조사하면 누가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가 중요한 기관에 대해 검찰이 와서 서버를 본다는 것은 그 일 자체가 대한민국의 안보에 큰 구멍이 나는 것"이라며 "특별히 잘못이 있다는 게 밝혀졌을 때 수사해야지 무턱대고 의혹 제기가 됐다고 수사하는 것은 굉장히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인제 최고위원은 전날(22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안 위원장의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상식을 뛰어넘는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 여야, 추경안-국정원 해킹의혹 협의…'합의' 주목
여야가 23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에 대해 잠정 합의한 가운데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진상 규명 방안 등을 두고 최종 협상에 나섰다.
특히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어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여야 원내수석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추경안과 관련, 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법인세 개편 혹은 정상화 등의 내용을 부대 의견에 담기로 잠정 합의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3시 20분 국회에서 ‘2+2’ 회동을 갖고 현재까지 협의 중에 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인사말에서 "오늘이 중복이자 대서다. 최고로 무더운 날인데 국민들이 시원한 '추경' 단비를 기다리지 않겠느냐"며 "이번 추경은 메르스와 가뭄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했고 나아가서는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살리기를 함께하는 매우 중요한 민생 추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4일은 우리가 잠정적으로 추경을 처리하기로 한 날짜이므로 내일이 민생 추경의 날로 국회에 기록되길 간절히 희망하며 이 자리에 왔다"며 "누누이 말한 바와 같이 국민을 바라보는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 불법 해킹 사찰 사건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해킹 의혹에 대한 명쾌하고 분명한 검증이 중요하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최근 10조원 가까운 세입보전 적자가 매년 일어나고 있다. 예산의 기본인 세입추계 마저 제대로 못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질책이 따갑다"며 "오늘 책임국회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원 원내대표의 진전된 대책을 갈구하고 있다. 오늘 협상을 통해 국민 바람이 꼭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