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11조5362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비롯해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60여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추경안은 재석 의원 207명 중 찬성 149인, 반대 23인, 기권 35인으로 가결됐다.
□ 11조5362억 추경, 정부안보다 1.7% 삭감 = 추경안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11조8000억원보다 2638억원 줄어들었다. 세입경정 부분에서 2000억원이 삭감됐고, 세출 부분에서는 4750억원이 삭감됐다. 대신 4112억원을 증액해 당초 정부안보다 638억원이 '순삭감'됐다.
앞서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23일) 추경안과 국가정보원 해킹의혹 등에 대한 '마라톤' 협상을 이어간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여야 원내대표는 추경안의 부대 의견에 소득세와 법인세 정비 논의를 집어 넣어 타협했다.
세출측면에서 감액된 4750억원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서 2500억원의 예산이 줄어들었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올라온 사업 1810억원, 기타 440억원이다. SOC사업 예산의 경우, 야당의 반대로 정부가 요구한 1조5000억원에서 1조2500억원으로 조정, 약 1.7% 삭감됐다.
세출 증액에는 메르스 사태 관련해 메르스 피해지원 확대 1500억원, 의료기관 감염병 관리시설 및 장비 확충 208억원, 의료 인력양성 적정수급 관리 50억원 등 2708억원을 늘렸다.
메르스 피해 중소기업 긴급 경영안정자금 950억원도 증액됐다. 서민생활 안정과 관련해선 어린이집 보조교사 및 대체교사 충원 168억원,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 150억원도 늘렸다.
가뭄 및 장마 피해관련 해서는 지방하천 정비 100억원,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 60억원, 지역 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서해선 복선전철 200억원, 임성리-보성 철도건설 100억원이 포함됐다.
□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태완이법' 통과 = 또한 이날 본회의에서는 일명 '태완이법'으로 불리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통과했다.
재석의원 203명 중 찬성 199인, 기권 4인으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이날부로 50년 동안 존속했던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태완이법은 지난 1999년 5월20일 대구 동구 골목길에서 '황산 테러'를 당해 숨진 김태완(당시 6세) 군 사건을 계기로 발의됐다.
당시 김 군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 의해 '황산 테러'를 당했지만 이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게 됐고,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문제가 제기되면서 법안이 발의됐다.
김 군은 당시 49일간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하지만 살인죄 공소시효가 사라지더라도 '태완이 사건'은 개정안 적용을 받지 못한다.
살인죄 공소시효는 당초 15년이던 것을 지난 2007년 개정해 현재 25년이다. 공소시효 만료가 확정된 과거 미제 사건에는 소급되지 않아 태완이 사건은 지난 2007년 개정안 때는 물론, 이번 개정안 통과에서도 제외된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살인 이외의 5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중범죄 사건의 경우 DNA 등 과학적 증거가 확보되면 공소시효가 10년간 연장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한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도 살인죄에 공소 시효를 두지 않는 세계적 추세도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