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개의 수익률 장점…신주인수권은 매도시점 포착이 중요"
발행 시 회사채와 신주인수권이 분리돼 나오는 분리형BW가 오는 9월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시장에서는 분리형BW가 빛을 잃어가는 국내 채권시장을 살리는 '마법상품'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채권시장에서 고위험 등급에 속하는 BBB+등급 이하의 회사채 발행이 힘든 상황이었으나 오는 9월부터 분리형BW가 발행될 경우 고위험 등급 회사채의 유통 창구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인상뿐 아니라 업종에 따른 회사채의 큰 등급벽으로 인해 자본 유입이 막혀있는 실정이다. 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보험사는 RBC(Risk Based Capital)를 기준으로 자기자본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AA- 이상의 금융채에만 투자가 가능하다.
또 연기금은 자체 투자가이드라인에 따라 A-등급 이상의 채권에만 투자가 가능하고, 연기금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연기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어 고위험 회사채의 투자가 중단되다 시피했다.
분리형BW는 채권 안에 주식콜옵션이 하나로 붙어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이익참가부사채(PB)와 달리, 발행 시 회사채와 신주인수권을 2개로 분리해 유동성 확장과 주식콜옵션이 나눠진다.
분리형BW 중 회사채는 채권시장에서 할인돼 거래되므로 할인폭만큼 비과세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두산건설의 회사채 쿠폰이 6%라면, 분리형BW의 회사채는 4%의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할인돼서 거래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투자하기에 적합하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신주인수권은 순수 주식콜옵션으로 옵션의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시간가치가 높게 형성돼 있어 장기간을 두고 고소득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주식워런트증권(ELW)과 비슷한 구조이다. 분리된 주식워런트증권은 시간가치가 있어 만기가 길어야 유리하다.
예를 들어 6개월 만기의, 4~5%의 프리미엄이 붙은 현대차 ELW를 5만원에 샀는데 주가가 5% 올라가면 원금에 머물지만, 10% 올라가면 두배의 수익을 내는 것이어서 고위험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실 예로 지난 2011년 5월 두산건설 CB와 분리형BW의 각 1000억원 공모 결과를 비교해 보면 CB는 만기 3년, 풋옵션 1.5년, 표면금리 연 4.0%이고, 분리형BW는 만기 3년, 풋옵션 2년, 표면금리 연 2.0%로 조건은 CB가 유리했지만 청약 경쟁률은 CB 0.38:1, 분리형BW 14.26:1로 분리형 BW가 월등히 높았다.
단, 분리형BW는 공모로만 발행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분리형BW가 공모와 사모로 모두 발행됐던 2013년 9월 이전, 자산가들이 사모 분리형BW를 부의 세습 도구로 사용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김기식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공모·사모 분리형BW의 발행을 모두 금지시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됐다.
시장전문가들은 올 9월부터 다시 시장에 나오는 공모 분리형BW에 투자하려면 BBB+등급 이하 종목은 신용위험 분석이 중요하고, 신주인수권은 매도시점을 잘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분리형BW는 회사채와 워런트가 합쳐져 있던 것을 분리함으로써 각각 수익률을 노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다"며 "분리형BW 투자 시 BBB+ 이하 회사채는 신용위험을 제대로 분석하고, 신주인수권은 매도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분리형BW는 주관 증권사별 계좌를 개설하고 청약해야 한다. 하지만, 100세시대 하이일드펀드에 가입하거나 KDB대우증권 위탁계좌에서 거래하면 타 증권사 공모청약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