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기업이 특정 사업연도에 과도하게 이월결손금 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대기업을 대상으로 과거의 적자를 현재의 흑자에서 빼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가 신설된다.
이월결손금 공제란 기업이 최장 10년 이내에 결손금이 있을 경우, 이를 현재의 이익과 상계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5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1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대기업의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당해연도 소득금액의 80%로 설정하고 공제 뒤 남은 영업이익 20%에 대해 법인세(세율 22%)를 납부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다수의 기업들은 적자를 냈다가 흑자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월결손금 공제를 활용해 법인세를 줄이거나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기업 간 세부담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두고 있는 선진국과도 차이를 보였다.
실제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의 경우 대기업의 이월결손금에 대해 소득금액의 65% 한도로 설정한 바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대규모 적자를 낸 기업이 흑자전환 이후에도 결손금 이월공제를 통해 이 금액을 소진할 때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 문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제한도가 설정되더라도 한도초과액은 잔여 공제기간 내에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실질적 세부담 증가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가령 A사가 첫해 20억원의 결손이 발생하고, 이후 4년 동안 10억원의 소득이 발생했다고 치자. 이 경우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설정으로 2~3년차에 세부담이 증가하나, 4년차에 한도초과액을 모두 모두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세부담 증가는 제로가 된다는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통해 당장 세수를 얻어낼 수 있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결손금 부담을 털어내는데 시간이 더 걸려 자금운용 및 회계처리 등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희생'을 담보한 제도개편인 셈이다.
한편 기업에 과도한 세부담이 작용하지 않도록 중소기업(당해연도 소득의 100% 공제)을 비롯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대기업 등은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한도적용 제외대상은 ▲법원 결정에 의한 회생계획을 이행중인 기업 ▲구조조정촉진법상 경영정상화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채권금융회사와의 협약에 따른 경영정상화계획을 이행중인 기업 등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해연도에 많은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이월결손금으로 인해 세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월결손금 공제가 특정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공제한도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