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상속·증여세법의 구조적 문제점인 과잉과세 문제가 수 년 전부터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증여개념의 확장적 의미를 담고 있는 '완전포괄주의' 근거를 명확화하기로 했다.
이에 상증법상 열거되어 있는 예시규정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증여'의 개념에 포섭되는 경우 과세가능하다는 근거 규정을 명확하게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은 수혜법인 주주의 이익에 대해 일정 기간을 지켜본 뒤 실제 손익을 반영해 증여세를 재계산 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5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1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법령에 열거되지 않은 유형의 변칙증여에 대해서도 과세하기 위해, 2004년 이후 상증법상 증여 예시규정에 한정하지 않고 '경제적 실질이 증여에 해당하면 증여세가 과세가능하다'는 개념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증여의 개념을 확대해 정의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완전포괄주의의 법적근거로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과세당국과 납세간의 마찰·불복 등 조세분쟁이 지속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이에 완전포괄주의의 입법 취지는 유지하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 증여 개념 정비…'조세분쟁' 줄인다 =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무상 또는 현저히 저렴한 대가를 받고 재산을 이전받은 경우에 증여세가 과세된다.
또 증여예시규정 및 증여의제규정 요건을 충족하거나, 증여예시규정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거나 증여예시규정을 준용해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수 있는 경우에도 과세된다.
특히 증여세 적용범위도 명확하게 마련했다. 법인의 수증이익에 법인세가 과세됨에도 불구하고, 재차 증여세가 과세됨에 따라 조세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수증이익 등에 법인세가 과세된 법인의 주주에게 다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경우 사실상 '3중 과세' 문제가 발생했다. 더욱이 주주의 주식가치 증가분에 어디까지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과세관청과 납세자 간의 분쟁도 다수였다.
이에 원칙적으로 법인의 수증이익에 법인세가 과세되는 경우 해당 법인의 주주에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했다. 다만 부당한 부의 이전에 해당해 증여로 과세할 필요가 있는 경우 증여의제 규정(일감몰아주기, 특수관계법인의 사회기회 제공을 통한 이익 증여 등)으로 열거해 과세키로 했다.
또한 개별 예시규정별로 요건사실, 증여시기, 증여자·수증자, 증여재산가액 등의 과세요건도 명확화 했다.
□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 제공받으면… = 극장업을 운용하는 A법인(특수관계법인)은 극장 내 팝콘·음료수 등 판매 사업을 직영하다가, A법인 대주주의 친족이 설립한 B법인(수혜법인)에게 임대해줬다. 이로 인해 B법인의 수익이 증가했다.
극장업을 운영하는 또 다른 C법인(특수관계법인)도 특수관계 없는 D법인의 스크린 독점 광고대행 계약을 해지하고, C법인 대주주의 친족이 설립한 E법인(수혜법인)과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E법인의 수익도 증가했다.
앞으로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사업기회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정부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은 수혜법인 지배주주의 재산가치 증가 이익을 증여로 의제해 과세하기로 했다. 과세대상은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다. 수혜법인은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율비율(간접보유비율 포함)이 50% 이상인 법인이다.
증여의제이익은 수혜법인의 3년간 영업이익에 지배주주 등의 지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으로 하되, 3년간 납부한 법인세액에서 일부 제외하는 등 이중과세는 합리적으로 조정된다. 이후 증여의제이익을 일시 과세하되, 3년 후 실제 손익을 반영해 증여세를 재계산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