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공개되는 등 제도 도입이 본궤도에 올라섰다.
ISA 도입과 관련해 예적금, 펀드 등이 포함된 은행, 증권업계에서는 수익률 구조 개선을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보험상품이 빠진 보험업계는 "관심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ISA는 하나의 통합계좌에 예·적금, 펀드뿐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농어촌특별세를 면제 또는 감축해 주는 금융상품이다.
하나의 계좌에 여러 금융상품을 담고, 자산의 운용·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이 직접 구성·운용하는 펀드와 유사하다.
□ 금융투자업계, "다양한 상품 출시 가능해 경쟁력 ↑" = 금융투자업계는 ISA의 등장으로 재테크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는 '빅 로테이션'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ISA에 예·적금, 주식형·채권형 펀드뿐 아니라 ELS 같은 일부 파생상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고, 갈아타기도 손쉽기 때문. 예컨대 증시가 호황이면 펀드, ELS 등을 ISA라는 바구니에 넣었다가 추후 증시가 꺾이면 이들 상품을 빼고 예·적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추후 ISA 전용 상품 라인업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투자업계의 수익률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ISA가 출시되면 금융사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대거 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SA는 금융상품을 종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상품이라 이를 활용할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과 같은 경우 전문적인 상품 설명이 필요해 은행보다 증권사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펀드는 양도차익과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되고 있지만 배당비율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은행권, "ISA 최종 결제계좌인 은행으로 유동성 유입 전망" = 은행권에서는 ISA의 최종 결제계좌가 결국은 은행이기 때문에 증권사나 보험사보다 은행으로 유동성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SA는 복합점포처럼 특정 업권에 국한되지 않고 예·적금과 펀드, 파생결합상품 등을 담아 종합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상품으로 볼 수 있어 은행 영업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현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의 예수금이 빠져 자본시장으로 흐르던 자금이 ISA로 흘러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저금리로 인해 이자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은행의 수익성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윤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제혜택이 있기 때문에 ISA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수탁을 받게 되는 금융업권은 은행과 증권, 보험인데 상품관리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입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은행권은 최종 결제은행이고, 지점 등 채널도 은행이 훨씬 많기 때문에 보험사나 증권사보다 은행의 경쟁력이 더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큰둥 한 보험업계, "그래도 혹시나..." = ISA에 보험상품이 포함되지 않은면서 보험업계는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보험은 10년간 납입하면 비과세되는 등 이미 절세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ISA로 보험상품이 묶일 경우 세제혜택에 한도가 생길 수 있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지금 현재가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더 유리한 것이다. 다만 정부가 ISA에 추가적인 세제혜택이 등장하게 될 경우 보험업계의 유불리가 흔들리게 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정부가 현재 보험업권에 제공하는 혜택과 유사한 정도를 ISA를 통해 제공한다면 보험사와 고객 입장에서는 ISA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며 "하지만 ISA에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다면 그 때부터 보험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제도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섭섭할 뿐이지 ISA에 관심이 없다"며 "생보사의 변액보험이나 장기 연금형상품 이 외 다수 상품은 자산관리에 연계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자산관리의 영역까지 진출하고자 하는 일부 대형 생보사의 경우에만 ISA에 보험상품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