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급적 체크카드를 쓰고 어쩌다 현금을 쓰면 열심히 현금영수증을 모았던 알뜰한 직장인 A씨. A씨와 같은 소비형태를 가진 직장인이라면 내년 초 연말정산을 할 때(2015년 귀속) 근로소득금액에서 제외되는 공제금액이 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깨우기 위한 대책으로, 체크카드·현금 사용 증가분(전년 대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근로자가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체크카드·현금 등으로 소비한 금액이 지난해보다 증가(사용액 50% 초과)한 경우 증가분에 대해 20%p 높은 5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체크카드·현금 소비' 늘리고…내년에는 '명품' 사볼까
현재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사용분에 대해서는 근로자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금액의 30%를 소득공제(한도 300만원)해주고 있다.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상향 조정은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시행된바 있다.
당시 정부는 한시적으로 체크카드와 현금 등의 사용증가분(2014 7월~2015년 6월, 전년대비)에 대해 소득공제율을 30%에서 40%로 올렸다.
소득공제율 인상에 따른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률도 전년대비 상승하면서 정책효과를 어느정도 본만큼, 올해에는 인상 폭을 더 높게 가져가 소비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예를 들어 연봉(총급여액)을 5000만원 받는 직장인 A씨가 지난해 체크카드로 1500만원을 사용했고, 올해 역시 체크카드로 1750만원(상반기 750만원, 하반기 1000만원)을 소비했다고 가정하자.
A씨의 경우 체크카드 증가분(2015년 하반기 사용액 1000만-2014년 연간 사용액 1500만원×50%)×20%)에 대한 공제액은 50만원이 추가된다. 다시 말해 전체 근로소득금액에서 50만원을 빼고 계산하기 때문에 과표구간이 내려가면서 결정세액이 감소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체크카드·현금 사용을 무리하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현재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에 대한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를 넘기는 금액에 대해서만 적용되는데다 기본적으로 전체 사용량이 늘어나야 추가공제 혜택 대상에 포함된다는 조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소비상황에 맞게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등을 골고루 섞어 전체사용량을 늘려가면서, 지금부터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비중을 상대적으로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에 적용되는 공제한도는 300만원이지만 전통시장, 대중교통비에 지출할 경우 신용카드라 하더라도 30%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각각 100만원까지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편 체크카드·현금 사용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 세금이 없어지면서 소비자 가격 인하가 예상되는 고가의 물품들을 구입하는 방안도 내후년 초 연말정산을 위해(2016년 귀속) 한번쯤 고려해 볼만 하다.
우선 에어컨, 냉장고(물품가격 5%) 및 향수(7%) 대한 개별소비세가 폐지된다. 또한 가구, 사진기, 시계, 가방, 모피, 융단 보석·귀금속 등의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기준가격도 1개당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라간다.
가령 500만원짜리 명품을 구입했다면 60만원의 개소세(기준가격 초과 20%)를 내야하지만, 내년부터는 세금 없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싼 값에 살 수가 있게 된다. 다만 판매 업체가 세금인하분 만큼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