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대 연 국세청, 첫 국감 어떠셨나요?" = 10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 첫 번째 주자는 국세청이었다. 국세청이 세종시로 이전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국정감사. 이날 여야 의원들은 삼성SDS 사장 증인채택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첫 단추부터 삐걱거렸지만 대체적으로는 국세청의 세수목표, 세입확충, 체납액 정리 등 세금 징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묻는 정책질의가 이어졌다.
10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세수결손에 대한 우려와 삼성SDS 전동수 사장 증인채택 문제 등이 쏟아지는 등 난타전이 전개됐다.
국세청이 신세계 차명주식 보유 의혹과 관련한 자료제출을 거부하자 한때 국감이 파행되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체납정리와 위탁체납 징수율 문제, 고소득 자영업자 탈세 문제 등도 거론됐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법인세수와 소득세수는 괜찮지만 전체적으로는 부가가치세수가 취약하다"며 "세수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라고 묻자 임 국세청장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호언장담했다.
같은 당 류성걸 의원은 "지난해 세수결손이 10조5000억원이 발생했고 세수진도율이 괜찮다고 하지만 결국 추경 기준이기 때문에 올해도 어렵다고 봐야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임 국세청장은 "현재 여건만 유지되면 세입예산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소득 자영업자 탈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세무조사를 해보니 무려 3분의 1이 세금납부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지하경제 규모는 큰데 세무조사는 더 안하고 있다. 국세청이 스스로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외부감독기관에 맡겨 (지하경제 양성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명재 의원은 "고소득자 자영업자의 탈세가 많다. 소위 성실한 직장인들은 회의감을 느끼게 되는데 대책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임 국세청장은 "고소득 자영업자 탈세 문제는 국세청의 핵심업무인 지하경제 양성화의 한 부분"이라며 "최근 들어서 고소득 자영업자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는 시스템이 정교화되서 소득적출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문건을 제출하다니" = 삼성SDS 사장 증인채택과 관련, 김현미 의원이 국세청이 제출한 문건을 흔들며 발언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삼성SDS는 최선을 다했으며 국세청 답변을 들은 뒤 미흡한 점이 있다면 종합감사 때 증인으로 채택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임 국세청장은 부적절한 문건이었음을 인정한 뒤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삼성SDS 증인채택 논란…국세청장 "변명 않겠다"
국세청의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NTIS) 민간사업자인 삼성SDS 전동수 사장 증인채택과 관련, 국세청이 부적절한 문건을 제출했다는 논란에 대해 임환수 국세청장이 "변명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세청은 전 사장을 기재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에게 '책 잡힐 일은 하지 않았으며 국세청에 먼저 질의한 뒤 미흡하다면 종합감사 때 증인신청을 하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문건을 전달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임 국세청장은 이와 관련해 "변명같아서 말하지 않겠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내용을 의원실에 문건으로 제출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문건을 보면 삼성SDS는 최선을 다했고 책 잡힐 일은 하지 않았다고 되어 있다. 판단의 주체가 국세청이라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며 "국세청이 삼성의 산하기관이 된 것이냐. 삼성에서 이 자료를 국세청에 전달하고 국세청에서 자신들의 이름으로만 바꿔서 제출한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국세청장은 "구차한 변명하지 않겠다. 표현한 문구가 부적절했다"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이에 더해 김 의원은 국세청이 엔티스(NITS)를 지난 2월23일 개통해놓고 국세청이 7월에 개통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질타했다. 엔티스의 문제가 발생하자 국세청이 개통날짜를 은근슬쩍 바꿨다는 지적이었다.
임 국세청장은 "김 의원의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국세청은 의원이 그렇게 말하는것도 일리가 있다. 제가 앞에서도 말했지만 국세청 전산시스템은 연습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구정기간을 활용해 임시오픈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오늘 무사히 지나갔으면…" = 임 국세청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세수결손 문제, 고소득 자영업자 탈세, 근로장려금 지급 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쏟아져나왔다. 이 중에서도 임 국세청장이 가장 곤란을 겪었던 것은 신세계 차명주식 보유 의혹 관련 자료제출 요구와 국세청 직원들의 논문표절 지적이었다.
체납정리 '질타'…국세청장 "가장 힘든 업무"
미정리체납액이 늘어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위탁체납 징수율이 저조한 것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자 임 국세청장은 "체납정리가 가장 힘든 업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국세체납액이 너무 많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미정리체납액이 8조원 정도 된다. 이걸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임 국세청장은 "체납정리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국세청의 가장 힘든 업무"라며 "올해부터 국세청 전산시스템이 새롭게 개편되면서 체납정리시스템이 새로 생겼고 지방청 조직을 정교하게 개편했기 때문에 미정리체납액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캠코의 징수율이 저조한 것과 관련해선 같은 당 박맹우 의원은 "체납채권을 다른 방법으로 징수하기 위해 2013년 캠코에 이를 위탁했지만 실적이 굉장히 미미하다. 올해 상반기 징수율은 0.18%"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계속 위탁업무를 맡길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볼 때가 됐다"며 국세청장의 답변을 촉구했다.
임 국세청장은 "이제는 어떤 방법이 (징수율 제고에) 적절한지 연구·검토가 필요하다"며 "조세채권을 일반채권과 동일선상에 놓아 채권추심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세금은 효율성,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납세자는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재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신뢰가 없다고요" = 신세계 차명주식 보유 논란과 관련해 임환수 국세청장이 재차 자료제출을 거부하자 박영선 의원이 정회된 틈을 이용해 임 국세청장에게 다가가 "국세청에 대한 신뢰가 없다"고 직구를 날렸다.
부끄러운 국세청 '민낯'…고개떨군 국세청장
국세청 직원들의 논문 표절 의혹과 성매매 사건 등이 거론되자 임 국세청장도 충격을 받은 듯 "직원들의 정신교육을 시키겠다"고 강경하게 발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최근 10년 동안 국외훈련을 다녀온 국세청 공무원들의 결과보고서 60개 중 41개가 표절의심 또는 위험 판정으로 보인다"며 "1인당 평균 1억원 정도 예산을 들이는데, 일선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은 상대적으로 발탁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국세청장은 "저도 어제 9시 뉴스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공무원이 정부자금으로 유학을 가서 제출한 논문이 특정 논문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의심을 받는다면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 관리자 계층, 미래가 있는 공무원이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학 가기 전부터 정신교육을 똑바로 시켜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국세청 간부들의 성매매 사건과 관련한 질타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국세청 성접대 사건이나 신세계 차명주식 사건이 마찬가지"라며 "세무조사를 나가서 KT&G로부터 돈을 받은 사건과 신세계 차명주식 사건이 똑같다. 모든 것이 계속 반복된다. 국세청도 동업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신세계 차명주식 보유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에게 자료요구를 했지만 임 국세청장은 "조사중인 사항에 대해선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며 자료제출을 거부, 한때 기재위가 파행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