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기본법이 2006년 12월 30일 개정되면서 부당한 신고위반행위에 대해 가산세를 중과(40%)함으로써 성실신고를 유도하고 탈세를 방지하기 위하여 부당과소신고 규정과 부당무신고가산세 규정이 신설되어 2007년부터 시행 중이다.
부당과소(무)신고가산세 규정의 적용요건인 부당한 방법이란 국세에 관한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작출하는 등의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에 의하여 과세표준을 과소(무)신고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 과소(무)신고가 누진세율의 회피, 이월결손금 규정의 적용 등과 같은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두12362 판결).
한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는 주식 등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 명의자에게 증여세를 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이른바 ‘명의신탁 증여세’), 과세관청은 부당무신고가산세 규정이 시행된 2007년부터는 명의신탁 증여세를 부과하면서 일반무신고가산세(20%)가 아닌 부당무신고가산세(40%)를 부과하는 경향이 있다.
법원의 입장을 보면, 현재 명의신탁 증여세를 부과하면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존재하지 않고, 하급심의 상반된 판결만이 존재한다.
즉, 대전고등법원은 “명의신탁이 다른 조세의 기초되는 사실을 은폐·가장하였어도, 이는 그 회피된 조세의 가산세에서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은 별론으로 하고, 명의신탁의 증여의제로 인한 증여세에 대한 부당무신고가산세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반면(대전고등법원 2014. 7. 3. 선고 2014누10354 판결, 상고심에서 과세관청이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을 직권취소), 서울행정법원은 납세자가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 양도·양수행위를 반복한 사정 등에 비추어 과세관청의 징수권 행사가 방해받았다고 보아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5. 3. 12. 선고 2014구합67754, 현재 서울고등법원 2015누39912호로 계속 중).
그런데 명의신탁 행위만으로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명의신탁이 이루어졌다는 사정 그 자체로 명의신탁 증여세 사안에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명의신탁 증여세는 명의신탁을 해야 비로소 과세할 수 있는 것인데, 명의신탁 증여세를 회피(내지 포탈)할 목적으로 명의신탁을 하였다는 것 자체를 관념상 인정하기 어렵고, 주식을 실제 증여하고 증여세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은 사안의 경우 일반무신고가산세만이 부과될 것인데 주식을 명의신탁하고 증여세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은 사안에서 명의신탁 행위 그 자체를 부정행위로 보아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형평에도 반하는 면이 없지 않다.
납세고지서에 가산세의 종류와 산출근거 등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두12347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 과세관청은 납세고지서에 가산세의 종류와 산출근거를 명확하게 기재하고 있고, 이는 명의신탁 증여세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세법에서 규제대상으로 정한 명의신탁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겠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명의신탁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명의신탁 증여세를 부과받았다면, 납세고지서에 부당무신고가산세가 기재되어 있는지 일반무신고가산세가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한 다음 부당무신고가산세가 부과되었다면 조세불복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