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노믹스 'C학점·실패' 난타…꿈쩍않는 최 부총리

14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경제정책인 초이노믹스가 실패했다는 의원들의 매서운 질타가 쏟아졌다.

급증하는 국가채무와 재정건전성 위험, 사내유보금 과세 정책효과 문제 등도 쏟아져 나왔지만 최 부총리는 초이노믹스가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으며 국가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말로 의원들의 지적을 수긍하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국감에서 "초이노믹스는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며 "우리 경제에 대한 상황 인식과 원인분석, 대책 부재, 전략 부재, 시행령 부재 등 모든 것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최 부총리는 단순히 지금의 소득을 조금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는 등 사내유보금을 조금 끌어내는 정도의 정책을 내놓고 그것을 마치 소득주도형 경제정책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총체적 실패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C학점'을 준 것에 대한 최 부총리의 답변 태도가 구설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이 'C학점'이라는 점을 언급하자 최 부총리는 웃으면서 "F학점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라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이 "국가부채가 급증하는 사태에서 C학점을 줘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암담하다"라고 지적하자 최 부총리는 "제 생각보다 높게 줘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가부채 급증…여·야 '동상이몽'(?)

급증하는 국가부채를 바라보는 여야 의원들의 인식차는 굉장히 컸다. 야당 의원들은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5%를 돌파하는 것을 우려하며 재정건전성에 대한 걱정을 했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었다.

김관영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부채를 GDP 대비 30%대로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어떠냐"라며 "참여정부의 관리재정수지 누적적자는 10조9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당시 한나라당이었던 최 부총리는 재정파탄 관련 세미나에서 '국회 재정파탄대책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늘 관리를 하고 있다. 단순한 금액보다는 상황이 많이 바뀐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은 "채무 증가속도가 빠르다. 오늘 기재부 업무보고서를 보니까 OECD보다 채무 증가속도가 늦다고 했지만 기준시점을 다르게 잡으니 오히려 빠르다"라며 "현재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놓여있고 당장 회복된다는 비전도 안 보인다. 빚이 빚을 만드는 현상이 늘어날 것"이라며 야당의 입장에 동의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국가채무가 단기적으로 증가한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경제적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조명철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반 정도 됐다"며 "그런 정부에게 이 정부 들어 모든 것이 다 파탄난 것처럼 말하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이 위험한 수준에 와 있느냐 부문에선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며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펴서 경제를 살리라는 것이 (경제연구기관들의) 권고이고 그 판단에 따라 재정운용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 "증세없다"…사내유보금 과세 효과 '지적'

늘어나는 재정부담과 내수부진으로 인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일부 여야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최 부총리는 "증세는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고, 인구고령화가 오면서 복지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복지지출 증가가 적자성 채무 증가의 주원인인데 상황이 이렇게 가면 세금을 늘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각종 세액공제 감면 현황을 보더라도 재벌기업에게 비과세·감면으로 각종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며 법인세율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대기업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비한 내용을 보니, 2% 정도 대기업이 세금을 더 부담하고 있다"며 "경제 파이(규모)를 키워서 자연세수가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발언, 증세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도입했지만 대주주에게 배당으로만 돌아갔다. 임금인상은 되지 않았다"며 "재벌기업이 쌓아두고 있는 유보금만 710조원이다. 이 중 1%만 풀면 청년 일자리 30만개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한국에서 만든 일자리 보다 외국에서 창출한 일자리가 많다. 고용창출은 대기업이 기여하지 않고 있다"며 재벌기업들이 쌓아두고 있는 사내유보금을 일자리 창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는 언급도 더했다. 

최 부총리는 "사내유보금 75%는 유무형 자산으로 투자가 되고 있고, 현금성 자산은 25%다. 이것을 투자를 하거나 배당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시행 중"이라면서 "올해부터 시행이 들어갔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나 효과가 측정가능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