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보험사들이 자회사 손해사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불합리한 위탁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빅3와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보 등 손해보험업계 빅4가 자회사 형태의 손해사정업체를 만들어 일감을 100% 수준까지 몰아주고 매년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말 기준 금감원에 등록된 손해사정업체는 총 944개에 달한다. 이 중 7개의 대기업 보험사들이 최소 1~2억원을 들여 만든 자회사 손해사정업체는 12개로 이들 자회사가 대기업 보험사들이 위탁하는 손해사정건수의 65%를 가져가고 있다. 나머지 932개 일반 손해사정업체의 일감은 35% 수준에 불과한 것.
금감원은 2013년 8월 손해사정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각 보험사에 자회사 위탁관행 등 6대 세부과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김영환 의원은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전체적으로 손해사정 물량이 급증했음에도 기존 관행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보란 듯이 자회사 수입만 늘려줬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보험사에 '을'인 일반 손해사정업체가 일감이 없어 경영난을 호소하는 동안 자회사들은 식은 죽 먹기 식으로 수익을 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영환 의원은 금감원의 보험업법 시행령과 관련해서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금감원은 예외조항을 둬 대기업 보험사들이 자회사를 이용해 자기손해사정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놨다"며 "금감원이 보험사들의 산하기관이냐. 금감원은 시행령을 고쳐 예외조항만 빼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생명인 손해사정사 제도 도입 취지에 반하고 보험소비자의 권익 보호에도 역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법으로 개정해야하는 문제라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