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이어 부가세 인상까지…'증세론' 공방전

15일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법인세율 인상에 이어 부가가치세율 인상등 증세론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장기화되는 세수결손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세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했던 것을 정상화해야 대한민국이 정상화되는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을 성역처럼 하고 있는 정부를 보면 기업과 유착하는 '정경유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법인세수의 90% 이상은 대기업이 부담하고 있다"며 "일회성으로 법인세를 늘린다고 세금이 더 들어오지 않는다.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일부분 정도"라고 반박했다.

이어 "복지지출 등 재정개혁을 해야 한다. 비과세·감면 정비 등 재원을 확충하고 일자리를 늘려서 자연적으로 세수 증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은 기업들이 투자를 안하기 때문에 기업환경을 개선해서 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가세율 인상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고 했지만 경제성장률을 뒷받침 해 줄 환경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부가세는 10%인데, OECD 평균은 19.1%이다. (OECD)는 그 사이 증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부가세 손대는 것이 세수에 가장 좋다. 세율을 2%p 올리면 세수로 12조원이 들어온다"면서도 "전체적인 의견이 통일재원으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부가가치세는 서민 물가나 그런 측면에서 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법인세 인하 효과 놓고 野-최 부총리 '설전'

대기업의 실효세율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야당에서는 법인세 인하로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낮아졌다고 주장했지만 최 부총리는 비과세·감면 정비로 오히려 올랐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기업들의 실효세율을 보니까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율을 3%p 인하한 효과가 그대로 반영됐다"이라며 "2010년 이후 실효세율의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법인세 인하 효과를 대부분 상쇄했다지만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정부가 말하는 상쇄 효과는 미래 어느 시점에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현재 (상쇄된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세법개정안의 효과를 얘기하면서 발생하지도 않은 효과를 발생한 것처럼 얘기한다"며 "법인세를 올리기 싫은 것은 알겠지만 담뱃세를 신설하면서 증세는 아니라고 얘기하고 기재부의 홍보내용이 일본정부의 과거사 왜곡 행태에 버금간다"고 따졌다.

최 부총리는 "(법인세율 인하와)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법인세는 세율보다 기업실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세수가 크게 좌우된다"며 "실효세율도 마찬가지다. 법인세는 누진세이기 때문에 매출에 따라서 같은 세율이라도 세금이 많이 왔다갔다 한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에게 다시 답하라고 요구했고 문 실장은 "법인세의 명목세율을 3%p 내려서 실효세율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비과세·감면을 줄여서 명목세율로 보면 2%p 정도 상쇄됐다. 시차 때문에 늦게 반영된다"고 해명했다.

문 실장은 "2013년도에 대규모로 비과세·감면을 축소해서 그 효과가 올해 신고분에 나타난다. 올해 세수효과는 아직 집계가 안됐다"며 "(실효세율이) 0.5%p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광림 의원은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OECD 국가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지난 5년간 14%에서 17%로 올렸고 고용창출세액공제 등도 없앴다. 이로 인해 2%p의 법인세율이 오른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정부의 의견에 동조했다.

'발끈' 최 부총리에 기재위 '파행'

초이노믹스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거나 최 부총리가 경제를 파탄냈다거나 하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최 부총리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중간중간 끼여들어 자신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급기야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최 부총리가 경제를 파탄냈다며 답변을 요구하자 "머리가 나빠 뭘 답변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로 기재위를 초토화시켰다.

야당 의원들은 최 부총리가 '막말'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고 오후 감사는 한 시간 동안의 의사진행발언을 마치고 두 시간 동안 중지됐다.

하지만 재개된 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식을 줄 몰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부총리의 경제정책 성과는 경제성장률에 있어서도 예측치에 훨씬 못미치고 있고, 기업소득환류세제나 가계소득증대세제의 성과는 아직 계측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 부총리는 말할 때마다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그 근거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기업소득환류세제의 효과를 굳이 말하자면 부동산 등 자산시장과 벤처창업 부문에서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초이노믹스가 실패했다는 말에는 정면으로 반박하며 "제가 아주 잘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경제를 파탄낸 장본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간에서 나보고 '미스터 대책'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70여차례 대책을 발표하는 등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