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보증보험 923개 대리점 중 2곳에 몰아주기
10년간 2개 대리점 가입건수 200여만건 4조원 규모
서울보증보험이 특정 민간 대리점에 수조원 규모의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있는 서울보증보험이 외국인 근로자의 4대 의무보험 중 하나인 '임금체불 보증보험'을 전국 923개 대리점 중 2곳에만 독점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9월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사업자는 임금체불에 대비해 고용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임금체불 보증보험에 의무가입 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서울보증보험은 단독으로 이 상품을 판매하게 됐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증보험 판매 전부터 노동부는 서울보증보험측에 A 대리점만 이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단일창구운영 협조요청을 보냈고, 서울보증보험은 이를 수락해 A 대리점을 단독 지정했다.
4년뒤 노동부·서울보증보험은 같은 절차를 거쳐 B 대리점도 두번째 집중 대리점으로 지정했다. 지난 10년간 2개 대리점의 임금체불 보증보험 가입건수는 200여만건으로, 보험가입금액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 대리점은 5년 이상 매출순위 상위 3~4위를 하면서 100개 대리점의 평균보다 약 3배 높은 수익을 얻었고, 이 중 97% 이상이 임금체불 보증보험 상품이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이 상품은 국가 정책에 따른 상품으로서 전국 모든 대리점에서 자유롭게 영업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특정 민간 대리점에 독점기회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보증보험과 같은 공공기관이 특정 민간 대리점에 몰아주기를 했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며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관리 소홀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