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교차 세무조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지난 한 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등 교차조사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세청의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가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배정된 교차조사 건수가 서울청 교차조사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쥐어짜기 세무조사'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교차조사가 실시된 건수는 총 31건으로 지난해 실적인 26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 실시된 교차조사 31건 중 16건이 서울청으로 배당됐으며 이 중 50%인 8건이 국세청의 '중수부'로 알려진 서울청 조사4국에 배당됐다. 지난해 조사4국에 배당된 교차조사 건수는 5건이었다.
보통 세무조사는 해당 기업이 위치한 관할 지방국세청에서 실시하지만 향토기업과 세무관서 사이의 유착관계 등이 조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 타 지역의 관할 지방청에서 교차조사를 실시한다.
홍 의원에 따르면 교차조사는 조사처리사무규정에 따라 엄격히 시행돼야 하지만 국세청은 개별납세자의 정보라는 이유로 근거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청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한 후 기업들에게 부과한 부과세액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사업자에 대한 조사건수와 부과세액을 살펴보면 2012년 79건, 7221억원이던 실적은 2013년 98건, 1조427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97건, 1조4369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청 조사4국은 장부를 압수하는 예치조사(일시보관)과 조사기간도 타 지방청에 비해 월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서울청 조사4국의 예치조사 건수는 101건으로 법인·개인·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에 대한 전체 세무조사 건수인 121건의 83.5%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국세청 전체의 예치조사 비율이 10%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이다.
또한 서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 건당 평균 조사기간은 지난해 기준 79일로 국세청 전체 평균 조사기간인 36.2일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장부 예치조사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조사4국의 예치조사 비율이 많은 것은 그만큼 고강도 세무조사를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조사4국은 국세청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 조사기간 동안 전방위적으로 기업들을 쥐어짜 세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