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불참·국가채무 급증 '질타'…"기재부 매국행위" 공방

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우리나라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불참한 것과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져 '불량 상임위'라는 오명을 받았던 기재위의 마지막 감사 분위기는 차분했지만 막판에 "매국행위"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우리나라가 빠진 TPP가 체결되면 우리나라가 받을 수출 타격은 얼마나 되느냐"라며 "정책실패 아니냐. 자동차 수출에 미칠 영향이 심각하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은 "TPP에 참여한다면 문제는 쌀이라고 본다. 쌀 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TPP에 우리나라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일본의 경쟁력이 상승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TPP의 첫 시작은 2004년으로 그 때는 일본은 (참여하지) 않았었고 2008년에 미국이 참여했다. 당시 미국과의 개별 FTA와 한·EU FTA가 진행중이어서 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다.

최 부총리는 "2011년 일본이 참여하는 등 12개 나라가 이미 많이 (협상을) 진전시킨 상황이라 중간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TPP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 개방 문제와 관련해선 "(TPP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쌀은 협상의 대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TPP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쌀은 양허에서 제외하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일본이 (TPP 참여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TPP 문제에 있어서는 협정문을 명확히 분석하고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 가입여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TPP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일본과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참가하는 환태평양권 주요 국가의 경제협정으로 12개국 의회를 모두 통과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7%, 교역규모의 약 25%를 차지하는 거대 자유무역협정으로서의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여야, 국가채무 급증 '질타'…최 부총리 해명 '진땀'

국가채무의 급증으로 국가 재정건전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지면서 최 부총리는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은 "재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재정적자가 167조원이나 발생할 것을 보인다. 이것이 정상적인 정부이냐"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OECD 국가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25%인데 우리나라는 (17.8%로) OECD 평균에 비해서 7%가 낮다"며 "7%는 100조원의 세금 덜 걷는 셈"이라며 "세금을 적게 걷는다는 것은 상위 10%의 부담을 낮춰주고 고소득자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내년 국가채무를 보면 GDP 대비 40.1%로 전망된다. 처음 40%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30%대의 정책하고, 40%의 정책이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정부이냐, 아니냐라고 볼 문제는 아니다. 정책은 늘 선택의 문제"라며 "우리나라 경제의 상황을 보면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다소나마 재정건전성이 훼손돼도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세입전망이 정확하지 않아 세수결손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세 번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관행처럼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경상성장률에 대한 추계 오류가 아니라 부풀려 잡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왜 고의성이 있냐고 보느냐면 세입전망의 경우 (정부 출범 후) 1~2년째는 괜찮지만 3년째부터 뻥튀기"라며 "3년째부터는 세입전망을 만회하기 위해 부불리는 것이다. 결국 세수결손의 원인이 되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내년에는 (세수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했다.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해서 경제를 살리고 세수가 늘고 경제가 회복되면 적극적인 재정운영을 할 필요성이 낮아져 재정건전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상한제·업무용車 과세 문제도 '도마'

마지막 국감인 만큼 전월세 상한제 문제와 업무용 자동차 과세 문제, 근로장려금 지급에 대한 다양한 문제도 쏟아져나왔다.

전월세 상한제가 필요하다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의 질의에 최 부총리는 "(도입) 전후로 가격을 폭등시킬 우려가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 부총리는 "(대책으로)전세공급 물량을 확대한다든지, 임대주택을 확대한다든지, 중장기적으로 기업형 임대주택공급을 하겠다"면서 "일시적으로 전세가격 상승부분을 충당하기 위한 전세자금을 확충하는 등의 과도기적인 대책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와 관련, 비용 상한선 설정 기준을 배기량으로 할 지, 차량가액으로 할 지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최 부총리는 "배기량, 차량가액을 기준으로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은 통상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비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근로장려금 지급 시 체납세금을 제외하고 지급하는 것에 대한 문제와 신세계·이마트에 대한 세무조사 공정성 문제와 세무조사 비밀주의 문제도 불거졌다.

근로장려금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근로장려금 지급액의 30%만 체납세액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우리(정부)가 세금을 가지고 지원하는데 세금을 안 내는 사람한테 세금을 가져가라는 것은 문제이지만 제도에 대해 한 번 점검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신세계·이마트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국세청은 항상 전문성을 가지고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히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세무조사 공개 여부와 관련해선 "국세청이 세무조사 내용을 잘못 공개하면 정치 한복판에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날 감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의 '매국행위' 발언에 대해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의원은 "외국과 재벌기업만 지원하는 것이 기재부 입장이냐. 이는 매국행위"라고 발언했고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이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