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금융기관 검사 기간이 평균 11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의 빠른 대응과 이를 위한 행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이후 금감원이 각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행한 종합검사 72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334일이었다고 7일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검사 개시부터 검사 종료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채 한 달이 되지 않는 25.8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검사종료 후 금감원의 제재심의위 의결까지는 무려 263.3일이 걸렸으며, 이후 최종 결과 공시까지는 44.8일이 더 걸렸다. 결국 최초 검사 개시부터 최종 결과 공시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특정 부문에 대한 부문 검사 역시 처리 기간은 짧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금감원이 수행한 402건의 부문 검사 중 결과가 최종 공시된 건은 335건으로 이들의 평균 처리 기간은 무려 284.5일이 걸렸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검사 처리의 지체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해 금융당국이 시의 적절하게 대처하는 데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월 1억 건이 넘는 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금감원은 같은 달 13일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은행에 대해 부문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최종 공시된 날은 롯데카드와 농협은행의 경우 288일이 지난 2014년 10월 28일이었으며, KB국민카드는 무려 395일이 지난 올해 2월 12일이었다.
금융당국이 최대의 금융사고를 겪고도 향후 미래를 예측하고 대처하기는커녕 그 뒤처리 수습에만 1년 넘게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문제라는 게 강 의원의 판단이다.
강 의원은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에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성숙도(87위)가 우간다(81위)와 베트남(84위)보다 뒤떨어졌다고 발표했는데 시의성 떨어지는 금융 위기상황 대처능력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책임있고 신속·정확한 금융행정을 펼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융당국의 검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처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실제 검사 인력의 확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