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발라드의 계절…명품 보이스 '秋心'잡는다

신승훈·임창정 등 발라드 고수들 속속 귀환

가을이 깊어가면서 가요계가 '秋心의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소녀시대, 씨스타, 걸스데이 등 걸그룹들이 댄스로 달군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자 발라드의 강자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나선 것.

포문은 20년차 관록의 가수 임창정이 열었다. 지난달 22일 첫 미니앨범을 발표한 임창정은 애절한 발라드 곡인 '또 다시 사랑'으로 국내 각종 음원차트를 섭렵했다.

특히 임창정은 YG엔터테인먼트의 대형 신인 그룹 아이콘, 리쌍의 개리와 새로운 '음원깡패'로 떠오른 솔로로 나선 아이돌 멤버 등 음원 주요 소비층인 10~20대에게 사랑받는 가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상위권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임창정의 저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추석특집으로 방송된 JTBC '도플싱어 가요제'에 나선 뒤 '또 다시 사랑'이 음원차트를 역주행해 '올킬'을 달성했고 이달에도 상위권에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한 매체를 통해 "우리 나이 대 가수들도 좋은 노래라면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분이 좋다"며 "이번 음원 올킬은 팬들이 음악을 하라는 의미로 만들어 준 것 같다"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임창정의 성공 덕분에 다른 가수들도 이달들어 대거 발라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동안 빠른 템포의 여름 곡을 발표했던 남성 보컬 듀오 옴므는 지난 1일 발라드곡 '울지 말자'로 돌아왔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장난끼 많은 모습을 보이고 무대 위에서도 신나게 뛰놀던 옴므의 이창민, 이현은 생방송 무대와 라디오 등에서 가을 남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3대 가왕에 올라 재조명을 받은 진주도 같은 날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신곡 '집으로'로 8년 만에 감성 발라더 대열에 합류했다.

올 여름 시즌송으로 잠시 외도를 했던 실력파 남성 듀오 투빅도 다시 발라드로 컴백했다. 지난 6일 4번째 미니앨범 '리턴 투빅'을 발표한 투빅은 타이틀곡 '지금처럼 사랑할게'를 각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귀환을 알렸다.

뛰어난 가창력과 감미로운 사운드를 동시에 지녀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투빅은 아직까지도 버스킹을 통해 팬들을 직접 만나는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투빅은 이번 미니앨범 발매 전날에도 깜짝 버스킹으로 신곡을 공개해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데뷔 이후 첫 발라드를 선보인 박보람도 가을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신곡 '미안해요'를 6일 공개하고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한 자리를 꿰찼다.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발랄한 댄스를 보여줬던 박보람은 "원래 댄스곡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발라드에 더 자신감을 드러냈다.

Mnet '슈퍼스타K2' 출신인 박보람은 다이어트로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가 주목 받았으나 이번 신곡을 통해 가창력이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품 보이스로 '음원강자' 타이틀을 얻은 허각은 14일 디지털 싱글 '밤을 새'로, 지난해 첫 솔로곡 '광화문에서'로 신성 가을 발라더 떠오른 슈퍼주니어 규현은 15일 2번째 미니앨범 '다시, 가을이 오면'으로 돌아와 음원차트를 흔들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대형 가수들의 컴백도 이번 가을에 주목된다.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이달 말 9년 만에 11집 정규 앨범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한 상태다. 정규 10집 이후 프로젝트 앨범 위주로 발표했던 신승훈 측은 "새 앨범에 특유의 발라드와 9년 동안 얻은 새로운 음악을 담았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또 이달 초 새 앨범을 낸 26년차 가수 이승환은 미디엄 템포 팝 장르의 타이틀 곡 '다 이뻐'보다 가슴 아픈 발라드로 만들어진 세월호 추모곡 '가만히 있으라'로 더욱 조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