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세 탈루를 막기 위해 신용카드 회사가 직접 부가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대리징수 의무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20일 국세행정개혁위원회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국세청이 후원하는 '2015년 국세행정포럼'에서 '부가세 대리징수 제도 도입을 통한 거래질서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 교수는 "세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세는 거래징수 제도의 한계로 인해 사업자가 징수한 부가세를 유용하거나 탈루할 경우 세금이 일실되는 문제가 있어왔다"며 "금제품이나 구리스크랩 등 사업자 간 거래의 경우 매입자 납부제도가 도입됐지만 사업자와 소비자 간 거래의 경우에는 실효성 있는 차단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소비자의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환경을 기반으로 카드사를 통한 부가세 대리징수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카드매출이 높고 부가세 탈루가 빈번한 주점이나 주유소업 등에 우선 적용한 후 점진적으로 업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가세율은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10%로 유지하되, 사업자의 자금부담 완화를 위해 세액공제 등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며 "부가세 원천징수에 따른 사업자의 현금유동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조기환급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국세청과 카드사의 시스템을 연계해 사업자가 부담한 매입세액을 실시간으로 정산하도록 해야 한다"며 "현금사용 유도 방지를 위해 처벌규정도 함께 도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주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부가세의 체납을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사가 부가세를 원천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세품목 차이와 사업자 자금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