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5자회동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3월17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3자 회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청와대)
◈ 내일 靑·與·野 5자회동, 민생-교과서 국정화 '대립'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5자 회동이 오는 22일 예정되어 있지만 논의 주제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향후 연말 정기국회의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민생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는 있지만 5자회동의 주요 논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갈등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인한 갈등이 격해지고 있는데다, 야당이 강력 저지를 내세우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5자 회동에서 한미 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그동안 밀린 민생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구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정기국회 회기 내에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과 각종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비준하는 데 국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역시 이에 발맞춰 내년도 예산안과 법률안 처리 등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동개혁, 한-중 FTA 및 예산안 처리 등 민생현안이 산적하고,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이 힘겨운 상황 속에서 개최되는 5자회동이니만큼 이번 5자회동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시키는 정쟁회동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민생회동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5자회동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민생'에 전념할 것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이 있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분명히 답을 내놔야 한다"며 "국민의 요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와 민생에 전념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일 회동이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회동이 될 수 없다면 모든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압박했다.
특히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부가 지난 13일 비공개 국무회의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비비를 44억 편성한 것에 대해 "행정예고 기간 중 국회의 동의도 없이 예산을 편성한 것은 명백한 국가재정법 위반"이라며 강력 저지 뜻을 나타냈다.
이 원내대표는 5자회담과 관련해 "저는 그동안 국민이 겪은 3년 동안의 고통을 안고 가겠다"며 "고통당하고 있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전달하고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국정화 저지를 위해 21일 첫 공동행동에 나섰다.(사진 새정치연합)
◈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문재인-심상정-천정배 첫 공동행동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이 흩어져 있는 야권을 뭉치게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신당 창당을 추진 중에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21일 공동행동을 본격화 한 것. 이들은 지난 19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3자 연석회의'를 가진 후 이날 처음으로 거리로 나가 반대서명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신촌역 인근에서 '국정교과서 반대'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을 향해 국정교과서 저지를 강조하며 서명동참을 호소했다.
문 대표는 "우리 야권은 새정치연합 뿐만 아니라 정의당도, 또 천정배 의원님도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정교과서를 포기할 때까지 함께 끝까지 공동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 여론이 70%, 80% 이렇게 압도적으로 늘어날 때 박근혜 정부는 여론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반대 서명운동에 많이 참여해주는 게 (국정교과서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 역시 "국정화로 경제실패, 민생파탄을 가려보겠단 정치적 노림수는 이번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을 앞둔 집권여당 의원들의 이반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도 "어떤 일이 있어도 희망 잃은 민생경제를 살리는데 박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국정화를 느닷없이 꺼낸 이유는 민생 등 무능과 실정을 은폐하려는 기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들은 첫 '3자 연석회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대응을 위해 시민 불복종 운동 공동전개 등 3가지 사항에 합의한 바 있다. 서명운동 외에도 역사학계와 시민사회, 교육관계자들까지 참여하는 토론회·집담회 등 개최, 현행 교과서에 대한 '진실과 거짓 체험관'(가칭) 설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