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적자실현...매출 이익 모두 급락
매출 14조, 영업이익 6519억원, 당기순손실 6582억원
포스코가 어렵다. 포스코는 지난해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면서 서둘러 계열사를 줄이고, 자산을 매각하고, 부실계열사 지원을 끊고 얼마전에는 임금피크제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결국 당기순손실 6582억원의 대규모 적자가 나고 말았다.
포스코는 2015년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 결과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13조9959억원, 영업이익은 6519억원을 실현해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2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582억원 적자가 나 지난해 4분기 2101억원 적자와 함께 3분기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동기 보다 이익이 8800억원이나 감소하고 지난 2분기 1174억원 흑자에서 한 분기만에 이익이 7800억원이나 줄었다. 포스코가 이렇게 분기별 실적에서 적자를 자주 나타낸 것은 포스코 설립이래 거의 처음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포스코, 최근 3년 매출 및 순이익 추이
자료 : 포스코 분기보고서 및 실적공시
철강업계는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동국제강도 주거래은행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등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꿋꿋하게 이익을 내며 업계를 이끌었던 업계의 맏형 포스코마저 대규모 적자가 나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측은 "환율차이로 인한 해외 차입금과 해외 주식의 손실 발생 5300억원, 국제 원료가격 하락에 따른 해외 자원개발자산의 가치 하락 3880억원, 그리고 신일철주금과의 소송 합의금 2990억원 등 영업외 부분의 손실이 1조원 넘게 났다"고 설명했다. 환경변화와 일시적으로 발생한 손실때문에 순이익은 결손이 났지만 영업에서는 크게 우려할 정도로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 계열사ㆍ불급자산 매각, 조직슬림화, 철강 본원경쟁력에 집중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철강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인프라 쇄신'을 천명하며 이전의 사업다각화와 외형확장 정책에서 180도 선회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재무적 성과창출'을 핵심 키워드로 돈을 벌자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포스코는 지난 8월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외형성장을 추구하면서 늘어난 조직과 중복조직을 정리하는 등 14개 부장급조직과 88개 조직을 폐쇄했다. 또 조직슬림화에만 그치지 않고 임금피크제를 실시해 정년을 늘리는 대신 58세부터 10%씩 연봉을 감액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사우디펀드에 매각해 1조2000억원을 수령하고 얼마전에는 부실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수익이 나지 않을 사업은 과감하게 잘라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이영훈 재무투자본부장은 "부실 계열사 정리를 당초 계획보다 6개월 내지 1년 정도 앞당겨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17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경영구조개선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계열사와 조직을 정리하는 한편 철강 본원경쟁력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8일에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협약을 체결해 고급강판 판매물량을 확보하며 연산 1000만톤 판매 기반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광양에 고급자동차 강판을 증설해 세계 2위 자동차강판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중경시에 3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합작사업에 대한 비준을 취득하고 9월에는 중국 베이징에 포스코 홍보관을 오픈하며 저가 덤핑의 발원지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포스코의 노력에도 경영실적 회복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3분기 실적이 일시적이라고 설명하지만 소송합의금 2990억원을 제외한 환율과 철강산업 부진에 따른 손실은 일시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전세계 철강 수요감소와 중국을 포함한 세계철강 업계의 구조조정도 단 시일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