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 "정기국회에서 해보자" 의기투합
떨떠름한 정부, 공제형평성 문제 제기
여야가 기부활성화를 위한 차원에서 현행 기부금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방향에 의견을 일치시키면서 관련 세법개정안의 정기국회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기부금에 대한 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0%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계류, 조세소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심의될 예정이다. 문제는 정부가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어 여야의 의기투합에 장애물이 될 공산이 크다.
10일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은 '기부천사와 함께하는 나눔 토크콘서트'를 열고 기부 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 콘서트는 새누리당 정갑윤·나경원, 새정치연합 원혜영·김관영 의원 등 여야 의원이 함께 주최해 눈길을 끌었다.
□ 金-文 기부활성화 위한 기부금 세액공제율 상향 '공감' =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부 활성화를 위한 기부금 소득공제율의 인상 필요성을 강조,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세법개정안 처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축사를 통해 "기부금의 공제율을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이번 정기국회 해보자"며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서 많은 기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세수를 늘릴 목적으로 기부에 대한 세제지원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는 바람에 기부가 크게 위축됐다"며 "통계로 보면 올해 기부에 참여하는 숫자가 반토막 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김관영 새정치연합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께서 또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꼭 통과될 것으로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콘서트를 주최한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김관영 새정치연합 의원 등 여러 명의 의원이 기부금 공제율을 상향하는 내용을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이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우리사회의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기부금 공제율 상향은 여야 이견이 없어 크게 무리 없이 통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조세소위에서 수백 개의 세법을 논의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정도 상향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지만 양당 대표가 강조한 만큼 어느 정도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부금공제율 세액공제 전환, '기부금 감소' 지적 = 앞서 조세일보가 지난 달 주최한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방안 토론회'에서도 기부금에 대한 공제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바 있다.
지난 해 세법개정을 통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됨에 따라 기부금공제가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15% 세액공제 적용되면서 기부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기부금 세액공제 전환으로 전체 근로소득자의 기부금이 1조2571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해 약 12.5% 감소한 규모다.
이에 기부금 공제액을 소득공제와 비슷한 수준인 25%로 인상하거나 소액기부에 대한 공제율 인상, 고액기부금 구간 신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조세소위에서 논의될 기부금 공제율 인상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은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관영 의원의 안이다.
□ 여야, 현행 15%→25% 인상-고액기부금 구간 신설 논의…정부 '난색' = 김 의원의 안은 현행 과세구간별 소득세율을 감안해 기부금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4%로 올리고, 600만원~1200만원 기부금에 대해서는 38%상향, 1200만원이상 기부금에 대해서는 50%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자는 것이 골자다.
나 의원 역시 기부금의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5%로 올리고 500만원 이상 기부금에 대해 40%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기부금 공제율 상향조정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국회 논의과정에서 난항도 예상된다. 기재부는 세액공제로 전환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기부금액 변화 추이를 파악하기 이르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재부는 최근 새누리당에 '기부금 공제 제도 관련 보고'라는 문건을 보고했다.
이 문건에는 "향후 2~3년간 기부금액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연구용역 등을 통해 세액공제 전환효과 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재부는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올렸을 때 다른 공제항목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