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국세청사 전경.
'선배 국세공무원'라는 미명하에(?) 후배 국세공무원이 진행하는 세무조사 과정에 개입,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방안이 마련된다.
국세청은 최근 '사적관계 신고서 작성'을 골자로 한 조사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국세청의 방침은 그동안 일부 국세청 출신 세무대리인들이 현직 국세청 후배들에게 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사적인 관계 등을 앞세워 사실상의 압력을 행사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국세청은 기존에도 이 같은 국세청 출신 세무대리인의 부당한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조사공무원에게 세무조사 대상자 및 세무대리인과의 사적관계사항을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권고사항 정도인 '지침'이었을 뿐. 실제 일선 현장에서 사적관계사항을 작성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말 그대로 '유명무실'했다는 것.
이에 국세청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사적관계 보고서를 규정으로 명문화해 전관예우가 세무조사 영역에 조금이라도 개입될 여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앞으로 조사공무원은 조사대상자 또는 세무대리인과 사적관계가 있는 경우 반드시 '사적관계 신고서 및 검토서'를 작성해 조사국장,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세무대리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은 세무대리인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입회·의견진술을 거부해야 한다.
또 세무대리인이 조력의 범위를 넘어 조사를 방해하거나 늦추려는 경우, 거짓으로 진술하는 경우, 납세자가 직접 진술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는 납세자가 직접 의견을 진술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는 세무대리인 또는 제3자가 조사과정에서 입회·의견진술 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조사국장, 세무서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조사공무원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대리인의 성실의무 위반 등 사유를 발견한 경우에는 징계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국세청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세무대리업무의 청렴성 제고 방안 권고'에 따라 이 같은 사적 관계 신고 제도, 세무대리인의 징계요구 절차 등을 조사사무처리규정에 반영한 것이라며 "세무대리 업무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불명확한 규정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국세청은 세무사법 위반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세무사의 국세청 내 각종 위원회 활동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16일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무대리업무에 관한 사무처리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국세청은 또 법인 외국세무자문사무소 해산 시 지방국세청장의 국세청장 보고를 의무화 하고, 세무사법 상 성실의무 사유에 '조세관련 신고서류 허위확인 행위'를 추가했다. 아울러 직무정지 등의 징계내용의 이행여부 보고 기간은 30일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