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일제히 그의 마지막 메시지인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정기국회 쟁점인 내년도 예산안과 노동 관련 5법, 경제활성화 법안,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문제 등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거듭 드러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11월 말까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고 노동개혁 5법도 일괄 처리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정부 원안대로 내년 예산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에 대해 "근로기준·고용노동·산재보험법은 이미 노·사·정 대타협의 내용을 담고 있고 기간제 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도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 입장은 물론 공익위원 입장도 제출했으므로 하루빨리 쟁점별 법안 심의를 시작해 매듭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 일자리 창출에 직결되는 경제 활성화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면서 이날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경제활성화법안 중 하나인 국제의료사업법을 처리를 당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앞서 당정협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법안 연계 처리를 시사한 것에 대해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논의를 무위로 돌리려는 국회 무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TK(대구·경북)에 예산이 집중된 것을 지적하며 "무엇보다 TK(대구·경북) 편중예산이고 '진박(진짜 친박)' 출마 격려금으로서 예산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여러 회의를 통해, 당정청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예산과 법률안 연계 처리론 들고 나오고 있다"며 "일괄처리 방식은 국회 후진화, 헌정사상 유래 없는 '물물교환정치' 의도가 숨어 있다"고 힐난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안 처리 문제에 대해 "이 정부의 단기적 경제정치의 일단을 보는 것 같고, 그렇다면 비준안 처리도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중 FTA가 산업과 무역에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이 아니라 관세절감 등 단기적 목표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고, 대통령에게 보여줄 성과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참담하다"고 원점 재검토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원내대표는 "내년도 3~5세 무상보육(누리과정)의 국가책임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면서 "(여야가 합의한) 오는 24일까지 입장 표명이 없으면 이후 예산 문제를 어떻게 논의할지 아무 계획이 없다. 국회 본회의(26일) 개회도 같은 조건"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여당의 태도를 보면 (여야)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걷어차는 느낌"이라며 "오늘부터 주말까지 정부 여당의 태도가 우리 입장 결정에 큰 변수가 된다. 새누리당은 합의문 정신으로 돌아가 자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