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의 사고로 사망할 경우 남은 가족들을 위해 가입하던 종신보험. 그런데 이 종신보험이 달라졌다.
이제는 종신보험을 통해 사망보험금뿐만 아니라 연금을 받거나 중대 질병에 대한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도 있다. 종신보험이 연금보험의 기능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신보험 하나로 해결하는 것과 연금보험을 따로 들어 노후를 대비하는 것 가운데 어떤 것이 유리할까?
고령화와 저금리 시대에 맞춰 최근 달라진 종신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연금보험의 기능이다.
종신보험을 통해 보장받는 연금은 특약 형태로 가입자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다.
사망보험금의 '연금선지급 전환' 특약은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감액해 발생하는 해지환급금을 연금으로 활용한다. 다만 사망보험금의 크기는 연금으로 사용되는 금액만큼 작아진다.
장기화된 저금리에 따라 '실적배당형 종신연금전환' 특약도 관심을 받고 있다. 변액종신보험의 특약으로 투자수익률이 좋으면 연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 투자수익률이 폭락할 경우에는 '최저보증' 기능이 있어 연금액이 사라질 걱정도 없다. 단 변액보험은 운용실적에 따른 이익과 손실이 계약자에게 귀속되며 중도해지를 할 경우 최저보증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중대한 질병에 걸리거나 치매 등으로 인한 장기요양 상태가 될 경우를 대비한 연금 특약도 있다. CI(Critical Illness, 중대한 질병) 연금전환 특약 또는 LTC(Long-term care, 장기요양) 연금전환 특약으로 생존연금을 받던 중 중대한 질병에 걸리거나 장기요양 상태가 됐을 때 추가로 연금을 더 받는 방식이다.
이밖에 종신보험은 5년 이상 납입,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 보험료에 상관없이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와 받게 될 보험금과의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또 추가 납입과 보장 부분을 저축성으로 돌리는 적립전환 기능을 이용하면 더 큰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종신보험 상품 하나로 다른 보험 상품의 보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은 보험 가입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보험 전문가들은 "여기에는 매우 큰 함정이 숨어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그 함정은 연금액의 크기로 연금보험을 통해 받는 연금액이 종신보험을 통해 받는 연금액보다 무려 2배 이상 많다는 사실이다.
즉 노후를 대비해 종신보험 특약으로 연금을 마련했을 경우 막상 실질적인 연금 효과는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또 종신보험은 연금보험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사업비를 떼고 있다. 따라서 중도 해지 시에도 연금보험보다 환급금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만일 종신보험으로 연금 등 노후 준비를 마련할 생각이라면 신중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상품은 경제 상황이 여유롭지 못할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각 보험의 원래 성격에 맞게 따로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것"이라며 "노후 대비가 목적이라면 연금보험을 따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