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노후 대비보다 자녀 지원 우선
우리나라 비은퇴자 10명 중 7명은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최근 '은퇴에 관한 부부의 7가지 실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은퇴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하기 쉬운 실수들을 분석해 올바른 은퇴준비의 가이드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번 보고서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길어진 만큼 은퇴준비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닌 전반적인 생애설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은퇴자 10명중 7명은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의 규모에 대해 계산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배우자의 유고 시 노후생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비은퇴자들은 은퇴 이후 노후생활을 위한 돈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부부가 노후에 필요한 소득을 미리 계산해보는 것은 은퇴시점까지 준비해야 하는 자산의 규모를 파악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은퇴 부부가 노후에 '의료비를 별도로 마련하는 경우'도 34%에 불과했다. 심지어 '장기간병비 마련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55%에 달했다.
노후에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출은 보건의료비다. 중증질환은 치료와 간병에 있어서 큰 목돈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별도의 의료비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은퇴 후 생활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최근 자녀들의 독립이 늦어지다 보니 중장년층 부부들이 노후 준비보다 자녀 지원을 지출의 우선 순위를 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자녀가 있는 비은퇴자 가구의 67%는 '노후준비가 어렵더라도 자녀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은퇴연구소는 부부가 소득 등을 분석해 자녀지원과 노후준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출 포트폴리오를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준비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은퇴의 현실과 각자의 사정을 고려한 실질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배우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