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분기 '어닝쇼크' 불구 재무구조는 개선

매출급락, '어닝쇼크' 수준 적자에도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좋아져

계열사 정리, 투자자산 매각 등 재무건전화 정책 추진

포스코가 지난 3분기에 6582억원의 사상초유 대규모 적자를 내고도 재무구조는 여전히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0월말 3분기 잠정영업실적을 공시하면서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4%, 영업이익은 26%가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6582억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철강업계는 동국제강, 동부제철이 은행관리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현대제철도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인해 이번 포스코의 매출급락과 대규모 적자를 바라보며 포스코마저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 부채비율 88% → 86%, 보유 현금도 60% 늘어나

그러나 지난주 시장에 공시한 포스코의 3분기 영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영업부문의 대규모 실적하락에도 불구하고 자산과 부채, 자본 등 재무항목들은 큰 변화없이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총 자산은 83조원으로 지난 연말 85조원에 비해 2.4% 감소했지만 부채도 39조원으로 3.3% 감소해 부채비율은 88.2%에서 85.9%로 줄어 오히려 재무구조가 건전해졌다.

최근 중국의 저가 공세와 경기침체로 철강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포스코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부채비율이 109.6%이며 동국제강은 243.0% 그리고 동부제철은 자본잠식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지난 3분기 부채비율이 85.9%로 개선되며 지난 4년 동안 유지해온 80%대의 건전한 부채비율을 지켜냈다. 

대규모 적자에도 이렇게 재무구조가 건전해 진 것은 포스코의 자기자본이 45조원이나 되고 자기자본 중 이익잉여금이 40조원 넘어 6500억원의 영업손실이 재무구조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기업의 위험수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차입금과 유동성 규모에 있어서도 차입금은 작년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5조5500억원에서 8조8600억원으로 60%나 늘어 유동성도 증가했다. 

 포스코 최근 5년 주요 재무항목 추이 (조원)

     * 각년도 금융비용은 연간비용, 단 2015년은 3분기까지 비용                자료 : 포스코 사업보고서

■ 권회장 취임후 불급자산ㆍ계열사 매각 등 재무구조개선 추진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렇게 대규모 적자에도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이유를, 오랜기간의 영업호조로 쌓인 대규모 유보자금외에도 작년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면서 재무구조 건전화를 위해 애쓴 결과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포스코는 작년과 올해 지속적으로 계열사와 불급자산을 매각했다.

포스코건설 주식을 매각해 1조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포스코특수강 지분을 매각하면서 5600억원을 받았다. 또 해외에 투자했던 호주 샌드파이어 광산을 매각해 1133억원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포항과 광양의 비핵심사업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3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 앞으로도 포뉴텍, 포스코엠텍,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불급자산과 세아창원특수강, 포스화인, 마산 대우백화점 등 총 6000억원이 넘는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해 계열사의 50%인 25개사를 줄이고 해외사업의 30%인 64개 사업장을 없앨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3분기 대규모 손실은 법정소송비용 및 환율 등에 따른 일시적 손실"이라며 "권 회장 취임 후 철강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산을 매각하고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철강업 본원에 충실하며 재무구조를 건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