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의장, 예산안 처리 난항…여야 '중재'

5개 쟁점법안 처리…이상민 법사위원장, 정무위-교문위도 반대

여야가 합의한 내년도 예산안과 5개 쟁점법안 처리에 '빨간 불'이 들어오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중재'협상에 나섰다.

앞서 여야는 2일 새벽 마라톤 협상 끝에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경제활성화-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5개를 일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이 "5개 법안은 법사위에 회부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또 법사위 법안 숙려기간(5일)도 거치지 않았음을 꼬집으며 여야 합의 수용 불가입장을 밝혔다.

또한 5개 법안 중 하나인 대리점거래공정법(남양유업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도 여야 이견으로 법안소위를 열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대리점거래 공정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계류된 기타 법안들도 함께 처리하자고 맞서고 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은 대리점법 하나만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의결하자고 한다"면서 "다른 법안도 비공식적으로 합의된 게 많은데 나머지는 통과 못시킨다고 한다. 그게 무슨 합의정신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 대리점법만 처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교인근 호텔 신축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 역시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거듭 이견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 의원들이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 법안소위는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법안을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곧바로 부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법 86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이 여야 대표와 합의할 경우 해당 안건을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직권상정 카드 압박에 나서자, 정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양당 원내대표를 국회의장실로 불러 협조를 요청했다.

정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법정 처리시한인 이날 본회의 처리를 거듭 밝혀왔다. 때문에 그가 여야 협의가 불발될 경우, 정 의장이 이 법사위원장과 정무위, 교문위 등의 이견이 있는 쟁점법안을 직권상정으로 처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