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비과세·감면 제도를 매년 목표범위 내에서 정비하는 등 조세지출 총량을 규제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동안 비과세·감면 정비가 지속적으로 추진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세감면율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데 따른 것이다.
KDI는 9일 발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비과세·감면 정비의 실효성 제고를 통한 세원확대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KDI는 우선 세원확대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기 재정계획상의 재정건전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KDI에 따르면 2017~2019년 기간 중 재정수지의 개선은 총수입이 4~5% 정도로 증가하는 반면, 총지출 증가율은 내년보다도 낮은 2% 중반에서 유지되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에 세입확충 방안으로 조세지출 총량을 조정하는 방안을 꼽았다.
사실 그동안 비과세·감면 정비는 세입확충 측면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실제 국세감면율(국세감면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12%대 수준이었으나,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조세지출이 확대된 후 현재 14%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KDI는 이에 "현재 14%대인 국세감면율을 점차 낮추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연도별 목표치를 설정·공표하고, 매년 목표범위 내에서 조세지출 총량을 조정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관행적으로 지속된 보조금 사업의 낭비요인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KDI의 설명.
KDI는 "보조금 사업의 경우 현재 초점을 두고 있는 사업 수 축소가 단순한 회계적 통합에 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동안의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사업구조조정을 동반한 실질적인 지출 조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KDI는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0%대의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하회하는 가운데, 물가상승압력은 당분간 미약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향후에 물가상승세가 점차 확대되더라도 현재의 물가안정목표(2.5~3.5%)에 도달하기 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소폭 하향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정책과 관련해서는 "주요국보다 높은 DTI 상한을 하향 조정하고,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대출 가계의 상환능력에 대한 평가를 보다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부실 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정책자금이 창업·성장 기업으로 재분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