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어 산업계 전방위 구조조정
산업계, 희망퇴직자 위로금 2~3년치 연봉 지급 일반적
금융권, 최대 5년치 연봉 위로금 지급 은행도
금융권에 이어 산업계까지 ‘희망퇴직’이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분위기다. 업종의 벽이 무너진 데 이어 연차 파괴까지 나타나면서 ‘월급쟁이’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구조조정 광풍이다. 희망퇴직이 올드보이를 구조조정하던 수단에서 ‘비필수인력’ 구조조정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수준은 업계별로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과거 금융권의 희망퇴직 위로금은 최대 48개월에 달하기도 했다. 한국시티은행이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당시에 나왔던 파격적인 대우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통상 30~36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제조업으로 확산된 올해 구조조정 ‘위로금’은 금융권에 비해 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달 희망퇴직을 발표한 SC은행도 32개월치에서 최대 60개월치를 위로금으로 책정했다.
이번주 월요일 희망퇴직을 결심한 이동은(가명, 36세)씨는 2년치 연봉을 받기로 했다. 한국GM에 근무하는 이씨는 지난 2011년에 이 회사에 입사했다. 한국GM은 차량 생산이 급감하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이씨 역시 여러번 친하게 지낸 동료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 스스로 내린 결정이지만 이제 내 차례라고 생각하니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회사에서 제시한 위로금을 따져보니 목돈이긴 하지만 스스로 회사를 나오는 것 치고는 큰 돈은 아니라는 생각이 크게 든다. 5년차인 이씨가 받는 돈은 2년치 연봉이다. 한국GM은 2000~2011년에 입사한 희망퇴직자에게는 2년치 연봉과 자녀가 있는 경우 2년치 학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씨는 한국GM의 차를 구매할 때 쓸 수 있는 1000만원어치의 바우처까지 받게 되니 1억원 정도의 돈을 한 번에 받게 된다. 1억원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그냥 전셋집 재계약에 고스란히 보태기로 했다.
이씨와 같은 팀에 있는 고참 선배도 이씨보다 훨씬 오래전인 1999년 입사했지만 2.5년치의 위로금을 받는 것이 전부다.
김선영(가명, 33세)씨는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철회해 뭇매를 맞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에 다니고 있다. 김씨도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이씨는 동종업계가 힘들어 이직도 힘들자 희망퇴직과 함께 MBA 유학을 고려 중이다. 위로금으로 받은 돈과 그동안 모은 돈을 합쳐 학비와 생활비로 쓸 예정이지만 금액이 크지 않아 김씨의 머리는 무겁다.
7년차인 김씨는 연봉의 14개월치를 위로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김씨보다 후배인 5년차 후배는 1년치를 위로금으로 받고 회사를 나가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가장 많은 위로금을 받는 경우는 15년 이상 20년 미만의 임직원으로, 1년 8개월치가 지급된다. 고등학교나 대학을 다니는 자녀를 둔 장년층 임직원은 3년간의 자녀 학자금을 지급하고 주택 보조금을 받아온 임직원은 3년간의 지원금액을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재취업이나 창업 준비 컨설팅 기회도 제공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