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 저조, 환매 중단 등 위기에 빠졌던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채권이 미국 금리인상으로 새해에는 위기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위험·중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금리상승 시 양호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뱅크론과 8%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하이일드채권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회사채 시장의 등급과 섹터, 상품종류에 따라 성과가 다른 만큼 투자 시기 조절 및 선별적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미국 하이일드채권에 대해서는 내년 초반 8% 이상의 금리 수준에서, 뱅크론에 대해서는 하반기 이후 진입하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수익률 저조한 뱅크론펀드, 내년 하반기 진입 고려
뱅크론펀드는 S&P 기준 BBB 등급 미만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가산금리를 더해 이자를 받는 대출채권인 뱅크론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3개월짜리 리보(Libor)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라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뱅크론은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를 연동해서 올린다. 부도 위험이 없는 기업이 갚는 대출이자가 늘어나고 연장선상에서 이들 펀드의 수익도 높아진다. 금리 상승기에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
뱅크론펀드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시화된 올 초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 9월로 예측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지면서 올해 수익률은 좋지 못했다.
신한BNPP시니어론,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펀드 등 뱅크론펀드는 지난 9월 21일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뱅크론펀드의 대표주자 신한BNPP시니어론의 수익률은 22일 기준 1개월 수익률 -1.04%, 3개월 수익률 -2.82%, 1년 수익률 0.26%를 기록하고 있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펀드는 1개월 수익률 -1.63%, 3개월 수익률 -3.47%, 1년 수익률 0.05%이고, 프랭클린월지급미국금리연동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67%, 3개월 수익률은 -4.07%, 1년 수익률은 -0.96%이다.
이밖에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H)의 1개월 수익률은 -0.60%, 3개월 수익률은 -1.58%, 1년 수익률은 2.33%이며 지난 5월 출시된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미달러)의 1개월 수익률은 1.57%, 3개월 수익률은 -0.45%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가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이 채권형 펀드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연준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던 지난 17일 이후 이들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은 상승 반전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뱅크론 투자 시점은 2~3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인 내년 하반기가 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약 2%를 기록했지만 금리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4~6%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하이일드채권, 환매중단 위기에서 벗어나 내년 초 유망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의 수혜 금융상품으로 손꼽히는 하이일드채권에 대해서는 단기전략으로 연초 진입을 권고했다.
하이일드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다. 정상채권과 부실채권의 중간에 위치한 신용등급 BB+ 이하의 채권으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불이행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이자율도 높다.
최근 하이일드채권의 손실이 커지면서 미국에서 일부 환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다. 지난 9일 미국의 자산운용사 서드애비뉴매니지먼트(Third Avenue Management)의 약 7억8900만달러(한화 9351억2280만원) 규모의 공모하이일드펀드인 'Focused Credit Fund'가 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미국의 부실채권 헤지펀드인 스톤 라이온 캐피탈(Stone Lion Capital) 역시 4억달러(한화 4740억8000만원) 규모의 헤지펀드 환매를 중단했고, 지난 14일에는 영국의 헤지펀드인 루시더스 캐피탈 파트너스(Lucidus Capital Partners)가 9억달러(한화 1조666억원)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방침을 밝혔다. 모두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률 저조가 원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인상기에 C, CC등급의 리스크가 큰 기업을 제외한 하이일드채권의 투자는 오히려 매력적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통 금리인상은 채권에 악재지만 일부 하이일드채권의 경우 금리상승 환경에서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하이일드 기업 중 에너지 기업과 광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약세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부도율이 높아지겠지만 기타 하이일드 기업의 펀더멘털은 견조한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하이일드채권의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확대되지 않는다면 양호한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환종 연구원은 "최근 환매 중단이 이루어진 회사들은 C등급 이하이지만, 하이일드채권의 80~90%가 B, BB등급"이라며 "단 미국 금리인상 이후 점진적인 금리상승과 신용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자본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금리 8%대에서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환매 중단 펀드는 하이일드 등급 중에서도 CCC등급 이하의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 주로 원자재 섹터에 한정적인 하이일드의 타격은 제한적"이라며 "원자재 외 기업의 펀더멘털은 대체로 양호해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