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송년회 시즌이 되면서 과도한 음주 탓에 위염 위궤양 등 위장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위장질환은 식도 위 십이지장에 발생하는 ‘상부 위장관질환’과 소장 및 대장에 발생하는 ‘하부 위장관 질환’으로 나뉜다.
상부 위장질환은 크게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궤양, 위암 등으로 구분한다. 위염은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 궤양은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으로 세분화된다.
위 벽은 다섯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첫 번째가 위점막층이다. 위점막층은 위산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위염은 이 부위가 손상되면서 생긴 염증에 위산이 닿아 아프거나 쓰린 질환이다. 위궤양은 위의 두 번째 층인 점막하층에 5㎜ 이상의 패인 듯한 상처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즉 위염을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위궤양으로 악화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 위염 환자는 2008년 442만6000명에서 2012년 521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예전엔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병했지만 불규칙한 식습관 및 생활습관·다이어트·과도한 학업스트레스·음주·흡연 등으로 10~20대 젊은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위염은 음식을 급하게 많이 먹거나, 매우 매운 음식을 자주 먹거나,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에 감염된 경우 발병한다. 사람에 따라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고, 소화불량·위장 부근 불편감·심와부(명치)통증·복부팽만감·식욕부진·트림·구토·오심· 열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염 중 가장 많은 만성 위축성 위염은 위점막이 위축돼 얇아지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40대 이후에 자주 발생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 중 10% 이상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위암으로 진행되는데 보통 16~24년이 소요된다.
위궤양은 상복부 통증이 있고 공복 때보다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위궤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다. 실제로 위궤양 환자의 56.8%에서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음식물이 식도를 통과한 뒤 위장에 도착하면 위산에 의해 잘게 부수어진다. 이 과정에서 위장은 위산, 각종 소화효소, 담즙, 복용한 약물, 알코올 등 세포를 손상시키는 공격인자에 노출된다. 인체는 이같은 공격인자에 대한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깨질 때 위장의 점막이 손상되고 궤양이 발생한다.
잦은 진통제 복용도 위궤양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위 점막 세포층의 재생과 기능을 조절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생성 과정이 진통제에 의해 차단될 경우 점막이 손상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흡연은 위장 점막세포의 재생과 점막하조직의 혈액순환 등에 문제를 일으켜 궤양을 유발한다.
속쓰림 메스꺼움 체중감소 장출혈 토혈 흑색변 빈혈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체중이 감소하면서 위궤양이 발견되면 악성궤양인지를 반드시 감별·진단해야 한다. 궤양이 심해져 구멍이 뚫리면 급성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함기백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예방하려면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을 죽이는 것 못지않게 세균 감염에 따른 염증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며 “김치·마늘·홍삼·요구르트 등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에 의한 염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헬스오 박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