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지난 23일 의료광고 사전심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의료법 제57조 제1항' 등에 위헌을 선고했다.
의료법 제57조에는 '의료법인ㆍ의료기관ㆍ의료인이 의료광고를 하려는 경우, 미리 광고의 내용과 방법 등에 관해 보건복지부장관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의사와 광고업 종사자인 청구인들은 '최신 요실금 수술법, IOT, 간편시술, 비용저렴, 부작용無'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설치하는데 보건복지부장관의 심의를 받지 않고 의료광고를 했다는 사실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청구인들은 의료법 제56조 제1항 및 제2항 제9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위 조항들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 후 동법 제56조 제4항 제2호, 제5항, 제57조, 제89조를 심판대상으로 추가했다.
이에 헌재는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 개정) 제56조 제2항 제9호 중 '제57조에 따른 심의를 받지 아니한 광고' 부분 및 의료법(2010. 7. 23. 법률 제10387호 개정) 제89조 가운데 제56조 제2항 제9호 중 '제57조에 따른 심의를 받지 아니한 광고'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의료광고 사전심의는 심의주체인 보건복지부장관이 행하지 않고 위탁받은 각 의사협회가 행하고 있다. 의료광고 심의기관이 행정기관인가 여부는 기관 형식에 의하기보다는 그 실질에 따라 판단돼야 하며, 민간심의기구가 심의를 담당하는 경우에도 행정권의 개입 때문에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헌법이 금지하는 행정기관에 의한 사전검열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이 사건 의료광고 사전심의는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하므로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조용호 재판관은 "의료는 국만 건강에 직결되므로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며 "입법자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보건ㆍ건강권 모두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사전심의절차를 법률로 규정했다면 사전검열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조 재판관은 "심의위원 위촉에 복지부장관의 관여가 배제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각 의사협회는 행정권으로 독립된 민간 자율기구로서 그 행정주체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의료광고 사전심의는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