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할당관세 품목을 늘리기로 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물가안정 목적의 할당관세 적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산업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적용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로 해당 품목에 지원하는 세금의 규모가 47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16년 탄력관세 운용계획'을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했다.
할당관세는 수입물품의 일정 할당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관세로 국내외 여건에 유동성 있게 대처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꼭 수입해야 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을 부과하고 수입을 막아야 하는 품목에는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할당관세 적용품목 수는 51개로, 올해보다 10개 증가한 규모다. 관세인하 품목이 늘어남에 따라 세수지원 추정액도 올해(3754억원)보다 25.7% 늘어난 4717억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수출 주력 품목인 디스플레이·반도체·이차전지 등의 장비 및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품목이 4개 품목에서 9개 품목으로 확대된다. 신규로 추가된 품목은 라미네이터, 석영유기기판, 인조흑연 등이다. 또한 면사, 재생필라멘트사, 재생스테이플섬유 등 전량이 수입되는 섬유 품목도 할당관세율을 적용시키기로 했다.
석유·가스·석유화학 품목들에 대해서도 할당관세율이 적용된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0.5%(기본세율 3%)가, LPG 및 LPG 제조용 원유는 2%(3%), LNG는 2%(3%)가 각각 적용된다. 여기에 축산 농가의 생산비 절감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유자, 겉보리,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 19개 품목에 대해서도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정부는 이 같은 할당관세 운용계획을 1년간 적용하기로 했다. 단 LNG는 난방수요가 많은 동절기 6개월(1~3월, 10~12월)에 한해 적용된다.
한편 정부는 조정관세 적용 품목을 올해보다 1개 줄어든 14개 품목으로 결정했다. 국내외 가격차, 시장 점유율, 관련 품목과의 세율불균형 등을 고려해서다.
국내산업의 보호가 필요한 찐쌀, 고추장 등 13개 품목에 대해서는 올해와 동일한 수준의 조정관세율이 적용되고, 나프타에 대해서는 나프타 제조용 원유(할당관세 0.5%)와의 세율균형 확보를 위해 0.5%의 조정관세가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