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과 관련해 여야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더민주는 문재인 대표가 전날(14일) 김 위원장을 영입하고 15일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민주화' 실천을 앞세운 '총선 승리'를 다짐하면서 당의 분열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비상대책위원과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지낸 김 위원장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더민주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불어 잘 사는 게 경제민주화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국민의 믿음을 다시 얻는 데 진력하겠다. 그리하여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야 말로 야당을 재정비하고,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손 놓고 남 탓 만하는 변명은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음을 최근의 정치 현실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이 더민주에 내린 채찍을 달게 받겠다. 이를 통해 다시 태어나겠다.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의 정치민주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경제의 민주화는 초보 단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저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길에 헌신해왔다. 앞으로도 그 길을 이루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거듭 경제민주화 실천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오는 총선에서 불평등을 해결하고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정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성공의 담론을 성찰의 담론으로 교체하고,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정당의 길은, 막연한 수사에서 벗어나 국민의 삶과 국가적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경제정책과 외교안보통일정책을 더불어민주당 정책의 두 기둥으로 세우고, 국민의 삶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역통합과 사회통합은 우리사회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는 통일을 위해서도 필히 실천해야할 선결과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정치는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라며 "말의 기억을 지우고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잘못된 정치다. 이번만큼은 기필코 정직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 후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정직한 정치를 하겠다"며 "정직한 사람을 내세우고, 함께 만든 비전과 정책을 집행할 의지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비상대책위원으로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했던 김 위원장의 더민주행에 대해 새누리당은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전날 "대어를 낚았다"고 한 김무성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노동개혁5법 등 쟁점법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특히 '친박' 핵심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위원장을 영입한 문 대표를 겨냥해 "대통령 후보, 야당 대표 모습이 아니라 초선의원 모습으로밖에 안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조 원내수석은 "지난 대선에서 호남에 안착하지 못하는 문재인을 도와준 사람이 권노갑인데, 정치가 냉정해도 탈당 직후 김종인을 영입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는데 경제활성화법 등을 묶고 있는 야당이 할 말이냐"며 "사람, 간판을 바꾼다고 당이 바뀌는 게 아니라 정책을 바꿔야 정당이 바뀐다"고 주장했다.
조 원내수석은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은 여당과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후퇴시켰다고 말하는데 정부는 강력한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갖고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의 '매파'노릇을 하는 이노근 의원도 김 위원장을 향해 "개인적으로 김종인 박사를 존경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고 참으로 정치적인 비열함을 느낀다"면서도 ”때만 되면 이 당 저 당 다 다니면서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의 멘토였다가 결별한 뒤 최근 다시 손잡은 윤여준 전 장관에 대해서도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두 분은 이런 과정에서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왜 이 당을 지지하는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사(策士)라는 말이 있다. 국민을 위해 싸울 때 책사이지 자기 부귀영화를 위해 할 때는 모리꾼(모리배), 모사꾼이라고 한다"고 거듭 맹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