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강석훈 변호사
5.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 소득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의 흠과 가산세 부과의 적법성[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두4118 판결]
원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세무조사를 통해 관련 가공매입금액을 원고에게 상여로 소득처분하고,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한 법인에게 소득금액변동 통지를 한 이후에 원고에게 다시 소득금액변동 통지를 하였음에도 원고가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자 원고에게 종합소득세 및 신고·납부불성실가산세 부과처분을 하였는데 위 법인의 등기부상 본점 소재지는 동청주세무서장 또는 대전지방국세청장의 관할이었던 사안에서, 대상판결은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는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소득세법 시행령 제192조제1항 단서에 따른 소득의 귀속자에게 소득금액변동 통지가 없거나 그것이 적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의 귀속자는 과세처분 취소소송 등에서 그 흠을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따라 대상판결은, "구소득세법시행령 제19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 또는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아닌 다른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하였다면 이는 관할없는 과세관청의 통지로서 흠이 있는 통지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가 적법하지 않은 이상, 원고에 대한 신고·납부불성실가산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과거 소득금액변동 통지의 처분성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2006. 4. 20. 선고 2002두1878 판결로써 소득금액변동 통지의 처분성을 인정 하는것으로 그 입장을 변경하였다. 반면,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는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의 귀속자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1두14227판결). 그러나 실무상 소득금액변동 통지에 대한 이해부족 및 그간의 실무처리와 새로운 대법원의 입장 사이에서 발생한 괴리로 인하여 다소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법원의 법리에 따르면 법인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는 처분성이 인정되는 것과 달리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는 종합소득 과세표준의 추가신고 및 자진납부의 기회를 주기 위하여 마련된 특칙으로서 법인의 원천징수 의무의 성립·확정과는 무관하므로 그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1두14227 판결). 따라서 원천납세의무자인 소득의 귀속자는 과세처분(납세고지) 또는 경정청구의 방법으로 불복 청구를 할 수 있고, 여기서 소득금액변동 통지 절차상의 하자를 주장하여 가산세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또한, 소득의 귀속자에 대한 소득금액변동 통지는 법인에 대한 어떠한 행정처분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인이 그 취소를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고(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0두24579 판결), 소득금액변동 통지에 따른 추가신고 자진납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경정청구기간은 추가신고 자진납부기한 다음 날부터 기산된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20274 판결).
▲ 의약품 도매상이 지급한 리베이트의 손금여부[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두7608 판결]
의약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인 원고가 약국 등 소매상, 제약회사 및 의약품 도매상에게 사례금 또는 보상금 명목으로 현금을 지급한 사안에서, 대상판결은 "의약품 도매상이 약국 등 개설자에게 금전을 제공하는 것이 약사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금지된 행위가 아니라고하여 곧바로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이 아니라고 단정 할 수는 없고, 그것이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러한 지출을 허용하는 경우 야기되는 부작용, 그리고 국민의 보건과 직결되는 의약품의 공정한 유통과 거래에 미칠 영향, 이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정도, 규제의 필요성과 향후 법령상 금지될 가능성, 상관행과 선량한 풍속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따라 대상판결은 "의약품 도매상인 원고가 약국 등 개설자에게 의약품 판매촉진의 목적으로 이른바 '리베이트'라고 불리는 금전을 지급하는 것은 약사법 등 관계법령이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더라도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것에 해당하여 그 비용을 손금에 산입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과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질서를 위반하여 지출한 비용은 손비에서 제외된다'고 판시하였고, 대상판결은 제약사의 리베이트와 관련하여 법인세법상 손금부인의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손금에 산입할 수 없는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6. 부가가치세법
▲ '부당한 방법으로 과세표준을 과소신고 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11618 판결]
원고가 실제로 고철을 공급한 자가 제3자라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은 사안에서, 대상판결은 납세자가 거짓 증명을 수취하여 과세표준을 과소신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취한 증명이 거짓임을 알지 못하였을 때에는 '부당한 방법으로 과세표준을 과소신고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납세자가 중대한 과실로 거짓임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납세자가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와 실제 공급자가 다르게 적힌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아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은 행위가 구국세기본법 제47조의3 제2항 제1호가 규정한 '부당한 방법으로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납세자에게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다는 인식 외에, 그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조세수입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납세자가 선의·무과실을 입증하지 못하여 관련 매입세액을 공제받지 못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과세관청은 납세자의'악의'까지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만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과세관청은 납세자가 선의·무과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곧 납세자의 악의를 추단하여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였는데, 대상판결은 이러한 과세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대상판결은 최근 부당과소신고가산세의 적용요건을 엄격히 해석하려는 일련의 판결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두12362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8도8868 판결 등)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서 대상판결 고유의 판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납세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납세자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공급자와 통모하여 관련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려고 한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그 전제로 납세자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임을 알면서 수취한 경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부가가치세법상 에누리액의 발생시기와 공제·차감의 방법[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두19615 판결]
이동통신 사업자인 원고가 대리점에 단말기를 일단 출고가격으로 공급하여 이동통신 용역의 가입자에게 판매하도록 하면서, 일정한 기간동안 이동통신 용역을 이용하기로 약정한 가입자에게 단말기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되, 보조금의 용도를 단말기의 대가를 결제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그 가입자에게 판매된 단말기에 대해서는 대리점으로부터 단말기의 출고가격에서 보조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대금으로 받은 사안에서, 대상판결은 그 보조금 상당액은 원고의 대리점에 대한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하여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미 재화나 용역의 공급과 관련하여 그 품질·수량이나 인도·공급 대가의 결제 등의 공급조건이 원인이 되어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차감되는 에누리액은 그 발생시기가 재화나 용역의 공급시기 전으로 한정되지 아니하고, 그 공제·차감의 방법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를 전제로 대상판결은 공급자가 재화나 용역의 공급시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공제·차감한 나머지 가액만을 받는 방법 뿐만 아니라, 공급가액을 전부 받은 후 그 중 일정액을 반환하거나 또는 이와 유사한 방법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대상판결은, 원고와 대리점 사이에 대리점이 보조금 지원 요건을 갖춘 가입자에게 보조금 상당액만큼 할인 판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단말기의 공급가액에서 보조금 상당액을 감액하여 결제하기로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그 보조금이 이동통신 용역의 공급거래에서 수익을 얻기위한 목적에서 지원되었더라도 이동통신 용역을 일정한 기간 동안 공급받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된 이상 단말기의 공급과 관련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즉, 에누리액은 그 발생 시기나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이어서 이동통신 분야의 보조금이 에누리액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조금 지급방법이 어떤 형태인지와는 관련이 없고,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조건이 원인이 되어 공급가액에서 공제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실무상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의 인정범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으나, 대상판결은 그 범위를 비교적 폭넓게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약력]강석훈 변호사
강석훈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의 그룹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1990년 서울남부지법의 판사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서울고등법원, 대법원 등 각급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해 오다가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부장판사)을 끝으로 율촌에 합류했다. 이후 조세법에 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조세법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강사, 서울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 기획재정부 예규심사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지방세법 개정 자문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