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른 역외탈세.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역외탈세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역외탈세는 수법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은밀한데다 시간이 지날 수록 차원 이동 수준의 새로운 수법이 나타나는 등 추적이 쉽지 않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국세청은 그동안 역외탈세를 '지하경제 양성화 4대 중점분야' 중 하나로 지정해 강력히 대응, 지난해 1조2861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기업 규모나 법인·개인 구분 없이 역외소득·재산 은닉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지속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아버지가 조성한 비자금 빼돌려 호의호식한 '금수저'
상속인 A씨는 아버지가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으로 해외에 신탁회사(Trust)를 설립, 이후 관리하던 해외법인 주식, 고가주택, 금융자산을 상속받고 세금 신고를 누락하는 수법으로 상속세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상속받은 해외부동산 양도소득 및 해외주식 등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을 국외에서 수취, 은닉하고 일부를 국내에 반입해 고급주택에서 거주하며 호화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A씨의 해외부동산 양도소득 및 금융소득 등 탈루소득에 대해 상속세 및 소득세 등 수백억 원을 추징했다.
◆…A씨의 선친이 해외 신탁회사를 통해 보유하던 여러 부동산 중 하나인 미국 소재 주택.
□ 페이퍼 컴퍼니 통해 기업자금 유출…차명계좌로 소득 은닉
B법인은 해외 거래처에 물품을 수출하면서 홍콩의 유령회사를 거쳐 거래함으로써 이익을 홍콩에 유보하고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내에서도 매입처로부터 원재료를 가공 매입하고 지급한 대금을 차명계좌로 회수해 사주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사주 및 법인에게 소득세 및 법인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칙조사를 실시해 고발 조치했다고 전했다.
□ 해외투자로 위장…버진아일랜드에 은닉한 비자금
사주 C씨는 해외 자원개발 명목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하고 차명으로 설립한 버진아일랜드 소재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해외 투자회사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C씨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보유하던 해외법인 지분을 고가에 양도하고 양도대금을 버진아일랜드에 은닉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조세회피처 법인을 이용해 은닉한 C씨의 해외비자금에 대해 소득세 등 총 수백억 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차명으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가 등록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ritish Virgin Islands) 소재 건물.
□ 가족법인 이용해 자금 유출…세금 철퇴 '쾅'
사주 D씨는 자금을 해외 거래처와 중개무역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꾸며 국외로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D씨는 사주일가가 소유한 미국법인과 허위계약서를 작성, 미국법인으로부터 중개용역을 제공받는 것처럼 위장해 가공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법인자금을 국외로 송금했다.
이후 국외로 유출된 자금은 D씨의 미신고 해외계좌로 인출됐으며 해외에서 고급 부동산과 자동차를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에 D씨의 탈루소득에 대한 법인세 등 수백억 원을 추징했다고 전했다.
□ 가공채무 만들어 변제하는 것으로 위장한 E법인
E법인은 해외거래처와 계약 해지로 수취할 자금을 국외 특수관계법인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관련 자금을 불법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E법인은 국외 특수관계법인과는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가공채무를 만들고 이를 변제하는 것으로 위장했다.
또 국외 특수관계법인은 수취한 자금은 해외거래처에서 수령한 선수금인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고 사주는 국외 특수관계법인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국외에서 유출해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국세청은 법인 및 사주 개인에 대해 조세범칙조사를 실시해 법인세 및 소득세 등 수십억 원을 추징하고 관계기관에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