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매출 3.7%↑ 영업익 18.8%↓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업계 빅3의 지난해 영업실적이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행사에 힘입어 외형은 소폭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돼 ‘속빈강정’식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당기순이익이 3461억원의 결손을 기록하며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각사가 최근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기준 지난해 이들 3사의 합산 매출액은 33조3486억원으로 전년도 32조1437억원에 비해 3.7% 증가했다.
이는 장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침체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등에 따른 소비부진 극복을 위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범국가적인 대규모 할인행사와 함께 각사의 세일행사 등 각종 프로모션에 힘입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반면 3사의 합산영업이익은 1조4828억원으로 전년도 1조8255억원에 비해 18.8%나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롯데쇼핑이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27.8%나 감소하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 업계 전체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데 일조했다.
매출증가율, 현대백화점 6.8%, 롯데쇼핑 3.7%, 신세계 2.9% 순
각 사별 매출은 연결대상 종속법인 종류와 숫자, 또 총매출액과 순매출액 표기 등 각사별로 서로 기준이 달라 일률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런 한계를 무시하고 각사별 매출을 살펴보면 3사 중 유일하게 총매출액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29조1277억원의 매출을 시현, 전년도 28조996억원 대비 약 3.7% 증가했다. 신세계 역시 약 2.9% 증가한 2조5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전년대비 약 6.8% 증가한 1조6570억원의 매출을 기록, 3사중 가장 높은 외형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오픈한 디큐브시티점과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 8월 판교점 등 신규 점포의 실적이 가세한 때문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롯데 27.8%, 신세계 4.1%, 현대 0.2% 순 감소
외형의 상대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3사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 3사의 합산영업이익은 1조4828억원으로 전년도 1조8255억원보다 3427억원이나 줄어 감소율은 18.8%에 달했다. 롯데쇼핑의 어닝쇼크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각 사별 감소율은 롯데쇼핑 27.8%, 신세계 4.1%, 현대백화점 0.2%의 순으로 나타나, 롯데쇼핑의 급격한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현대백화점의 상대적 선방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수익성이 큰 폭으로 훼손된 것은 인건비 상승 외에 메르스·경기침체로 인한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빈번한 할인행사에 따른 판촉·마케팅 비용과 점포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용의 급증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빈번한 세일 행사 등에 따른 판촉·마케팅비 지출은 매출 증가에 기여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순이익, 롯데쇼핑 적자전환에 신세계 132.8% 급증…‘대조’
영업이익에 영업외손익을 반영한 당기손익은 회사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해 3사 합산 순이익은 3675억원으로, 전년도 1조928억원과 비교해 무려 66.4%나 감소해 수익성이 급격히 훼손됐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의 배경은 지난해 롯데쇼핑이 2014년 6157억원대비 무려 9618억원이나 감소한 34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각사별 당기순손익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이 3461억원 손실, 현대백화점은 3.7% 줄어든 2804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세계는 전년대비 132.8% 증가한 43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이중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2368억원의 순이익을 쌓아오다가 4분기에 중국 마트사업 관련 영업권과 GS스퀘어 관련 등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권 손상차손을 일거에 반영함으로써 대규모 적자전환의 단초를 제공했다.
반면 신세계의 경우는 보유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3백만주를 지난해 5월 3495억원에 처분하며 약 3천억원이 넘는 매각차익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또한 현대백화점의 경우엔 매출과 손익 모두 급격한 진폭이 없는 안정적 실적을 보여줌으로써 국내외 영업여건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영업이익률 하락폭, 현대 1.5%P, 롯데 1.3%P, 신세계 0.7%P 순
이처럼 상각·매각·특별손익 등 1회성 수익과 비용이 반영되는 당기순손익과 달리 일반적인 영업활동에 따른 손익 측정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사 모두 악화됐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14년 4.2% 대비 1.3%포인트 감소한 2.9%, 현대백화점의 경우 1.5%P 악화된 21.9%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신세계의 경우 전년도 11.0%와 비교 0.7%P 줄어든 10.2%를 기록해 3사중 가장 감소폭이 작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의 경우, 2014년 23.4%, 지난해 21.9%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해 롯데와 신세계를 압도했다. 수익성 관리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 3사의 향후 영업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KDB대우증권은 롯데쇼핑에 대해 국내 백화점 부문 개선이 기대돼, 올해 매출액 30조6830억, 영업이익은 백화점부문이 약 5% 증가한 4930억원, 마트는 흑자전환하는 등 약 1조22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에 대해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올해 신규 출점과 함께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의 상반기 증축이 완료되며 실적 향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현대백화점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임동근 연구원은 올해 신규 출점과 채널확대에 기인한 외형증가와 함께 도심형 아울렛의 이익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연결기준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16.3%, 영업이익 또한 17.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