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과 '광명성 4호' 위성 발사 등에 대한 정부의 초강경 대책에 대해 여야의 입장차가 거듭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9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날(18일) 대남테러 역량을 결집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발표를 발판 삼아 테러방지법 처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청와대는 전날 테러방지법 처리를 촉구하는 브리핑에 이어 이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기환 정무수석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외교·통일·안보 정책 '실패'라고 비판하며 외교·안보라인의 전면적 교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초부터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도발에 따른 안보위기 찾아오는 상황"이라며 "테러의 위험이 더욱 급증하는 상황이란 것을 말씀드리고 테러방지법이 그렇기 때문에 매우 시급을 요한다"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북한의 대남테러 역량결집 지시 등을 언급하며 "탈북자와 정부인사 등의 신변위협과 지하철, 쇼핑몰, 발전소, 공항 등 동시다발적 사이버테러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 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 아직도 테러방지법이 없어서 무방비상태다.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 군, 경찰, 소방 등이 대응하고 수습하는 준비는 되어있지만 예방하고 막아낼 법적 근거 없어서 정부의 손발이 묶여 있다"고 거듭 테러방지법 처리를 압박했다.
이어 "선진국은 이미 제정해서 이웃국가 및 막대한 정보력을 가진 해외정보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자국민의 안전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OECD와 G20개국 중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4개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민주 등 야당이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정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을 지적하며 "통신정보과 금융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국정원이 직접 하는 게 아니다. 통신정보이용은 사전에 허가를 받아서 통신회사에 요청하고 결과를 서면으로 받게 되어 있다. 금융정보도 FIU에 문서로 정보 요청하고 수집한 정보를 서면으로 받아서 활용한다. 모든 기록이 다 남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거듭 야당의 반대를 '몽니'로 꼬집으며 "야당이 의혹 가는 부분은 서면 기록으로 조사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민주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통일안보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외교안보라인의 즉각적인 교체를 촉구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선거대책위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은 차제에 대북관계를 새로 설정하고 국제공조의 활발한 외교적 전개를 위해서도 외교안보팀을 교체하는 용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해 대통령은 대북 문제를 완전히 재점검해서 새로운 대북관계를 하겠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며 "현재까지 대통령을 보좌한 안보라인이 현 상황에서 봤을 때 그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 들어보니까 공단을 폐쇄하는 유일한 답변은 그간 공단에서 북한 근로자에 지불된 임금이 노동당에 유입됐다는 그 한 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근로자의 임금이 북한 노동당에 유입돼서 그 자금 일부가 북한 핵개발, 미사일 발사에 전용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데 그렇다면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결의안에 위배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와 같은 사실을 과거에 몰랐고 최근에 와서 그걸 확인했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공단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추론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그동안 안보라인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만으로 급작스럽게 폐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하기에 굉장히 부족한 것"이라며 "국민도 갑자기 그런 조치가 취해진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저희 야당 입장에서도 수긍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은 그 말 이외에 우리나라 전체 안보, 국제 공조와 관련해서 우리가 (개성공단 폐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소상히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러방지법에 대한 전향적 입장에 대해서는 "우리도 전향적 방법을 취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느냐는 식으로 원내대표에게 물어본 것이지, 내가 특별히 전향적 자세를 취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