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추이
북핵위기-제왕적 권력장악-野무능-언론편향 '네박자'가 만든 '마의 35%'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4년차에 접어들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의 안정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취임 3주년을 맞아 국정수행 평가에서는 부정평가가 우세했지만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했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2월 3주차 대통령 국정수행도 긍정평가는 43%였고, 같은 기간 리얼미터 조사결과는 긍정평가 45.2%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에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11월 후반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이 터지면서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탔다. 당선 2주년이었던 2014년 12월 셋째 주 지지율은 30%대까지 떨어졌고 지난 2015년 1월 연말정산 증세논란과 6월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20% 후반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의 집권 4년차와 비교해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정치는 물론 사회, 외교 등에서 온갖 갈등과 논란을 유발하고 있음에도 안정된 지지율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집권4년차, 북핵 위기는 '호재(?)' =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층의 결집'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북핵 위기가 부상하면서 박 대통령이 안보에 민감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말부터 논란이 된 누리과정 갈등과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 '진박 논란', 야당과의 갈등 등 내부문제가 외부의 적(북핵)때문에 잠식됐다는 것이다.
리얼미터 측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은 지난 16일에 있었던 '대북 강경대응' 국회 안보연설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핵 위기에 따른 지지층 결집이라는 분석은 심리학적으로도 지적된다.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내부혼란이나 문제가 있을 때 가장 손쉽게 내부결속을 하는 것은 외부의 적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것"이라며 "외부의 적은 모든 내부의 세부적인 이슈를 삼켜버린다. 그래서 지금 여론조사로 대통령의 지지율을 묻는 것은 우리 대통령과 김정은의 위협 중에 당신은 어떤 것을 지지하느냐의 의미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 TK-60대 고령층 '35%콘크리트'…정책적 평가 아닌 '박정희 향수' 지지 =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 역시 안정적인 지지율을 떠받치는 '상수'다. 국무총리 낙마사태와 세월호 참사, 위안부 합의 논란 등에도 30%대로 유지됐던 지지율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35%가 지지할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3金(김영삼·김대중·김종필)처럼 고정 지지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임기 후반기임에도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러 악재와 정책적 성과가 뚜렷하지 않음에도 지지율이 안정되게 나오는 것은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영남과 60세 이상 고령층이 정서에 의한 평가를 하기 때문"이라며 "정책적 성과에 따른 평가보다 '박정희 향수'에 의한 정서가 강하다"고 콘크리트 지지층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12년 2월21일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기념 도서관 개관식 행사를 마치고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朴 대통령, 당내 도전세력 권력장악…野 비판 의미도 = 또한 박 대통령 특유의 권력 운용방식과 야당에 대한 비판적 성격에 대한 지적도 있다.
정치학 박사인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박 대통령 특유의 '제왕적 리더십'을 지적, "박 대통령이 정책적 성과가 없는데도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은 자기 권력을 잘 이용했다는 이야기"라며 "단임 대통령제에서는 집권당의 분란은 대통령에게 타격이 큰데 집권당 내부 갈등을 잘 관리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YS나 DJ, 노무현, 이명박 정부 말기를 살펴보면 모두 여당 내 갈등으로 힘들어했고 레임덕이 왔다. 박 대통령은 집권당내 자기 도전세력을 권력을 통해 관리를 해와 지지층 결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여당 내에 견제세력을 무력화 시킨다는 의미로 민주주의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통령으로서 정책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지 못한 것인데, 그만큼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니 지지율이 유지가 되는 것도 있다"며 "국민들은 지금 정부를 평가할 때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를 놓고 비교한다. 미래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면 현 정부 평가가 좋지 않다. 하지만 야당이 대안정부로서 기대가 안 되니 현 정부에 기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편향적인 언론지형 문제도 지적된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이 정부 정책을 지적하고 견제해야 하는데 제대로 알리지 않으니 국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고 정부평가를 판단하기 힘들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모르니 여론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