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등 과세관청의 세금부과에 대해 억울하다며 조세심판원에 불복을 청구한 납세자들의 구제여부가 세무사, 회계사 등 청구대리인이 있고 없고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청구대리인이 있었을 때의 인용률(납세자 승소)이 대리인이 없는 경우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심판원이 최근 작성한 '2015년 조세심판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심판원의 처리대상 내국세 전체 사건은 7490건으로, 처리된 사건은 5999건(처리율 80.1%)이 처리됐다.
이에 따른 인용률은 26.0%였는데, 세무전문가 등 청구대리인의 유무에 따라 인용률이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조세심판원의 처리대상건수(7490건) 중 대리인을 선임한 건수는 5446건, 일반인이 직접 신청한 건수는 2044건이었다. 이 가운데 인용결정 된 978건을 보면, 대리인을 선임한 경우가 866건으로 33.3%의 인용률을 보인 반면, 개인이 신청한 경우는 112건으로 8.8%에 불과했다.
이러한 급격한 인용률 차이로 개인이 신청한 조세심판청구 인용률은 2009년 통계작성 이래 단 한 번도 연간 인용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평균 인용률은 약 23% 내외에서 최대 31%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리인이 없는 경우 인용률은 대체적으로 18%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등 단 한 차례도 20%대를 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부당하고 억울한 세금으로부터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한다는 설립취지를 두고 있는 조세심판원이 정작 법무·세무법인을 앞세운 돈 있는 사람들의 의견만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