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마땅히 부담해야 할 세금과 실제로 납부한 세금의 차이를 일컫는 '택스갭(Tax Gap)' 관련 지하경제 규모를 파악하는데 있어 부가가치세 탈루의 규모부터 파헤쳐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실 지하경제가 모두 택스갭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면세 대상인 저소득·소규모 납세자의 경제활동이 지하경제가 될 수는 있으나, 면세 대상이므로 택스갭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택스갭을 유발하는 경제활동 중 상당부분이 이미 GDP(국내총생산) 추계에 포함되어 있다는 근거에 따라, 부가가치의 과세대상이 되는 세금의 경로를 파악하면 택스갭과 관련된 지하경제 규모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용역을 의뢰받아 최근 작성한 '택스갭 측정과 지하경제 규모의 추정'이라는 연구 결과자료에 따르면 GDP 관련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려면 부가세 택스갭 추정결과를 활용해 추정하는 것이 가장 포괄적인 추정이 될 것으로 판단됐다.
크게 부가세 택스갭은 매출세액 축소와 매입세액 과다 신고로 구분되는데, 부가세 택스갭 중에서 지하경제에 해당하는 부분은 매출액 축소 신고다. 현금매출액 등 과소 신고는 부가세 탈루의 대표적 유형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매입세액 축소는 다른 기업의 매출액 축소와 상쇄되어 GDP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서 택스갭 관련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는데 있어서는 제외됐다.
부가세를 비롯해 상속세, 증여세 등도 택스갭 지하경제 추정 대상 세목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세목과 같이 개인 간의 재산이전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은 택스갭을 유발하지만 원인이 되는 개인 간 재산이전이 GDP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택스갭 관련 지하경제 추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이 부가세가 지하경제로 가장 많이 흘러가는 세금으로 지목되면서, 부가세 과세대상이 되는 분야와 업종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정밀한 검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국세청은 올해 발표한 '2016년 국세행정 운영방향'을 통해 "택스갭 측정을 통해 탈세위험이 큰 분야·업종 등을 정교하게 분석해 조사대상 선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부가세 관련 택스갭을 추정한 결과가 곧바로 지하경제 양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부가세 과세표준인 부가가치에 포함되는 노동·자본비용, 기업이윤 등 소득·법인세에 대한 택스갭 측정이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가·소득·법인세가 중심이 되는 세목인데 각 세목들이 유관관계를 갖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택스캡 추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곧바로 세무행정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상반기에 소득·법인에 대한 택스캡 추정 결과가 나오면 어느 정도 활용할 것인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