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오는 7월말부터 폐쇄한 지점의 이른바 '비업무용 점포'를 제3자에게 빌려줘 최대 3년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지점 건물을 증축·개축해 임대하는 것도 은행이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의 점포에 대한 영업행위와 관련한 '낡은' 규제의 폐지를 핵심으로 한 '은행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마련해 14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규개위･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7월 30일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개정 내용이다.
◆…은행지점과 카페의 만남=우리은행 제공
금융위원회는 우선 영업점 건물에 대한 임대면적 규제를 없애 점포 규모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그 외 공간을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임대 가능한 면적이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면적의 9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령안은 현재 점포 폐쇄로 인해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바뀐 이후엔 임대가 불가능하고 1년 이내 처분해야 하는 규정을 바꿨다. 처분기한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처분 전까지 세를 놓을 수 있게 했다.
이는 국내 은행들의 점포수가 축소 재편되는 현실을 반영했다. 국내 은행 점포수는 2013년 말 7599개에서 2014년 말 7401개로 198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7278개로 앞선 해보다 123개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또 현재 임대가 불가능한 담보물 (비업무용 부동산)도 처분 전까지 3년 이내에서 빌려줄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은행별 경영전략에 따라 탄력적･효율적인 점포운영과 수익성 제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겸영업무 영위 시 네거티브적 규율체계 적용
금융위는 은행의 '겸영가능' 업무를 일일이 열거한 현재의 규정을 '금융관련법령에 따른 금융업으로서 인허가･등록받은 업무 영위'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엔 다른 금융법령상 은행에 금융업무 인가 허가가 나면 곧바로 영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과거 규정에 따라 은행에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판매를 허용하면서 은행 겸영업무 범위에 투자일임업을 추가하도록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야 했다.
금융위는 규정 개정으로 은행들이 수익원 다변화는 물론 핀테크 같은 신융합서비스 출현에 적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채 발행한도 5배로 상향
금융위는 현행 은행채 발행한도로 자기자본의 3배 이내의 규정을 은행법상 상한선인 5배 이내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현재 1년 이상으로 못박은 은행채 상환기간과 관련한 규정자체를 없앴다.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 은행들이 단기채 (만기 1년 미만) 발행도 가능하게 돼 만기구조를 다양화할 수 있고 조달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50년 만에 바뀐 은행 규정
외국은행이 국내에 지점을 신설할 때 영업기금 마련을 위해 외화자금을 매각할 경우 그 대상은 한국은행 밖에 없다. 예컨대 지난해 4분기 인가받은 3개 외국은행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 인도네시아느가라은행, 중국광대은행)은 외화를 한은에 팔아 영업기금 마련 후 올해 1분기에 영업을 시작했다.
이는 50년 전 1966년 외환보유액 확충을 목적으로 도입된 규정에서 매각대상을 한은으로 제한한데서 비롯했다. 시대에 뒤지는 규정인데다 외국은행의 외환거래 자율성은 물론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수단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는 이번에 매각 대상을 한국은행 및 국내은행으로 확대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