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다국적기업들이 국가 간 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각종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를 중심으로 이 같은 조세회피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BEPS 프로젝트'다.
BEPS는 다국적기업 등의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을 지칭한다.
OECD는 유해조세제도 대응, 조세조약 남용방지, 이전가격 자료제출 등이 담긴 과제를 프로젝트의 이행을 위한 최소 기준을 정하고 각국에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이자비용 등 공제제한 등을 포함한 공통접근 방법을 비롯해 기존 OECD 모델조세조약 규정을 개정하거나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강화 등의 모범사례가 담긴 실행안도 각각 제시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도 이 프로젝트 이행을 위해 조세제도를 손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체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국적기업들이 조세회피 행위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BEPS 실행안을 국내로 도입했을 때 제도의 뒷받침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국적기업의 국내 자회사들이 외부감사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운영되고 있어 과세정보를 확인하는데 어려울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 지원을 위한 조세감면제도가 향후 국가 간 분쟁의 소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NABO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BEPS 실행안의 국내 도입 시 제도 개정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행 국제조약 및 국내법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 하에 종합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해외 오픈마켓 전자적용역 과세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해 세법개정에서 이전가격과 관련해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으며, 지난 2월 이 법 시행령을 손질했다.
이전가격 문서화 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연간 매출액 1000억원 초과, 국외특수관계인과의 거래금액 연간 500억원 초과 법인의 경우 올해 사업연도부터 통합기업보고서(MF)와 개별기업보고서(LF)를 작성해 우리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다국적기업의 통합기업보고서와 개별기업보고서 제출 규정이 실제적인 과세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위해 이전가격세제 강화, 이자비용 등 공제제한, 고정사업장의 인위적 회피방지 등이 국내 법령에 함께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실 외국인투자법인은 내국법인으로서 법인세 의무는 있으나, 로열티 지급 등을 통한 매출액의 해외이전, 과다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손금산입 등을 통해 조세회피가 가능하기 때문.
더욱이 외국법인의 경우 고정사업장으로 인정되는 서버를 해외 자회사에 두는 방식으로 관련 수익을 국내원천소득에서 배제시켜 법인세 과세를 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보고서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자회사들이 공시나 외부감사의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운영되고 있어 국내 매출액 등 과세정보 확보를 위해서는 유한회사에 대한 회계감사 의무를 강화하는 등 개선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BEPS 프로젝트 과제 가운데 '혼성불일치효과 해소'의 경우 국제 금융상품 설계가 매우 복잡하고 국가별 세법 해석 등에 대한 전문성이 크게 요구됨에 따라, 도입 자체만으로는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에 보고서는 "전문 대리인 등으로 아려금 조세회피 의심행위에 대해 사전 보고토록 하는 '강제적 보고제도 도입'과 병행해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EPS 실행안의 최소 기준 항목인 '유해조세제도 방지'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가 간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현재 운용되고 있는 법인세 감면 등 외국인투자 지원을 위한 조세감면제도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