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1조5000억원 어닝쇼크 이어 삼성물산 5200억원 어닝쇼크
지난해 주택활황으로 건설사들 실적 호조 불구 삼성물산만 대규모 적자
삼성그룹의 건설부문이 심상치 않다. 2013년과 2015년 삼성엔지니어링이 조단위의 적자를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만들었는데 1분기에는 삼성물산마저 지난 연말에 이어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다른 건설사들은 작년의 주택사업 호황에 힘입어 모두 큰 이익을 낸 터라 삼성물산의 대규모적자는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3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내며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하더니 2015년 3분기에는 한번에 1조5127억원의 손실을 발표해 합병, 매각설까지 나돌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7월 제일모직과 합병한 이후 3,4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적자행진에 뛰어들더니 올해 1분기에도 4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 전체가 5166억원의 적자로 어닝쇼크를 일으켰다. 건설부문은 매출도 전분기보다 20%나 줄어 2조7930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건설부문을 정리할 거라는 얘기도 나돌아 삼성물산은 매각설을 부인공시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근 3년 분기별 영업실적 추이
◆ 자료 : 삼성물산 사업보고서 및 실적발표자료
■ 공사미수금 5조6340억원...불씨 여전
삼성물산은 1분기 대규모적자에 대해 올해부터 강화된 회계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매출채권이나 미청구공사 등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미수금을 엄격하게 손실 처리한 것으로 업계는 이해하고 있다.
지난해말 삼성물산의 매출채권은 5조6340억원으로 이중 미청구공사는 순액으로 1조6233억원에 달한다. 2014년말 2조원이 넘던 미청구공사 잔액이 작년 합병과 이번에 엄격한 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수천억원이 손실로 인식돼 4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매출은 줄어들고 있는데 미수금 등 매출채권 규모가 커 삼성물산의 향후 경영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매출채권이란 비용은 모두 투입됐는데 돈을 못받은 매출이라 회사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키는 자산"이라며 "영업을 하면서 일정 매출채권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매출액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커지는 것은 위험신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부문의 호조로 그동안 미착공공사와 해외에서 쌓인 부실을 많은 부분 털어 낸 것으로 전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지난해 주택분양이 거의 늘지 않았고 또 대부분이 조합 주택사업이어서 수익성도 떨어져 앞으로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수익미회수 자산이 경영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