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간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으로 국내 부모들이 평균 1억3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부모는 노후자금의 55%를 소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부모-성인자녀 세대의 결혼비용 지출 및 지원 실태와 인식' 수준을 조사한 '자녀의 결혼, 부모의 노후' 보고서를 통해 12일 이같이 밝혔다.
따라서 부모 4명 중 3명(75%)은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이 노후 생활에 무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결혼에 1억3천만원 지출… 노후 자금 55% 소진
최근 5년 내에 자녀를 결혼 시킨 부모들 중 97%는 자녀의 결혼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경우 결혼비용으로 실제 지원한 금액은 평균 1억2506만원(평균 자녀 수 2.2명)이었다.
자녀 1인당 평균 결혼자금 지원 금액은 아들 9400만원, 딸 4200만원으로 아들에게 결혼자금을 더 많이 지원했다.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부모들은 대부분 '예적금(93%)'을 활용했다. 또 퇴직금 활용(11%), 개인연금·보험 해약(5%), 거주주택 처분(5%) 등도 있었다.
부모 10명 중 1명 이상(12%)은 자녀의 결혼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빚을 냈으며 미혼자녀를 둔 부모 23%는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자녀의 결혼자금을 도와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이처럼 자녀의 결혼자금으로 사용된 예적금이나 퇴직금, 개인연금·보험, 거주주택 등이 모두 노후 대비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부모의 노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녀 결혼비용에 부모가 지원한 금액은 1억2506만원으로 이는 부모의 노후 자금 55%에 해당한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결혼에 노후자금을 절반 이상 소진하게 된다.
이에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75%는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으로 노후 생활에 무리가 간다'고 답변했다.
부모들 "자녀 결혼은 부모의 숙제"
부모들은 실제 결혼을 하는 자녀들보다 결혼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신랑∙신부 두 사람보다는 집안 간 혼사'로 보는 부모의 비중은 67%에 달했으며 '자녀의 결혼은 부모가 치러야 할 숙제'로 보는 비중은 71%를 차지했다.
또 부모의 자녀 결혼비용 지원에 대해서도 부모 세대는 56%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자녀 세대는 28%만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결혼비용 분담도 '신혼집은 신랑, 혼수는 신부가 장만해야 한다'는 답변의 경우 부모 세대는 30%에 달했지만 자녀 세대는 14%에 불과했다. 오히려 '형편이 나은 쪽이 많이 부담'하거나 '동일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비중이 86%로 높게 나타났다.
예물과 예단 교환도 부모 세대는 30%가 '남들만큼 주고받아야 한다'고 답했으나 자녀 세대는 16%에 불과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50~60대 부모의 경우 과거에 비해 노후 기간이 2~3배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녀 결혼비용 지원과 규모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 세대가 자녀 혼사에 대해 남의 눈을 의식하거나 체면을 위한 과시적 소비 등을 배제한다면 자녀 결혼에 지원하는 비용을 줄이고 노후 준비를 더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