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4일 서울지방세무사회 정기총회를 끝으로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할 김상철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 조세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서울세무사회, 예산·자율성 본회 1개팀에도 못미쳐"
"독점적 일방통행 아닌 민주적 의사결정시스템 갖춰야"
지난 2012년 제10대 서울지방세무사회장에 당선된 데 이어 지난 2014년 제11대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총 4년 임기를 소화해 낸 김상철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작은 일이라도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적당히 타협하는 일이 없어 때때로 본회(세무사회)와 크고 작은 마찰음을 만들기도 한 그였다.
오는 6월14일 새로운 서울회장을 뽑는 서울회 총회를 끝으로 그의 임기는 마무리된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최근 김상철 서울회장을 만나 서울회장으로서 보낸 지난 4년간의 소회에 대해 들어보고, 세무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Q.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의 4년의 임기를 곧 마치게 된다. 소감은?
A. 회원들의 먹거리를 풍부하게 하고 회원들의 불편한 사항과 직원난을 해결해 세무사회를 반석에 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진정성을 알아주는 많은 회원들의 성원과 격려로 직원인력난 해소와 서울지방세무사회의 위상강화 등 다방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반면 아쉬운 점도 많다. 직선제 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평가를 받기위해서 회무수행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예산과 운영에 관한 거의 모든 권한이 집중된 본회와 본회의 홍보수단에 의해 회원들에게 왜곡되고 조작된 사실과 다른 정보들이 전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회원들은 이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있어 정상적인 회무를 수행하는데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회무에 관심 있고 깨어있는 다수 회원들의 격려와 지원들이 큰 힘의 바탕이 되어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4년의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그 동안 많은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회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Q. 서울회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일과 성과에 대해 말해달라.
A. 첫째, 회원 소통과 화합에 주력해 가시적 변화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회원 개개인의 요구와 불편사항을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지역세무사회장 친목회를 결성했고 지금까지도 회원 소통의 핵심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의 바닥 정서를 지역회장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각종 애로사항이 논의되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노력을 기울여 많은 개선이 있었다.
지역회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지역회장들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일부분이긴 하지만 잘못된 현실에 대한 깨우침과 세무사회 모순된 조직구조에 대한 개선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둘째, 세무사업계의 최대 골칫거리인 세무사무소 직원인력난 해소에 상당한 성과를 거양했다. 서초구청과 공동으로 '세무회계인력 신규양성교육'을 지난 2012년 1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10회에 걸쳐 실시해 500여명 의 세무업무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해 업계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줬다.
이 교육은 매회 500여 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회원을 위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예산지원이 없어 서울지방회 회직자들이 십시일반 모아 진행했다. 이 교육 뿐만 아니라 예산 부족으로 진행이 어려웠던 회원워크숍도 아낌없이 사비를 갹출해 성공적인 개최를 가능하게 해 준 서울회의 동료 임원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서초구청 공동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와도 2013년부터 세무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교육을 실시해 200여명의 세무인력을 배출해 회원사무소 등에 취업시켰으며, 현재 6기 교육이 진행 중에 있다.
이 교육은 서울시가 교육예산 전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바람직한 민관 일자리창출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큰 관심을 갖고 교육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이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 고질적인 세무사업계의 인력난도 해소하면서 청년일자리도 창출하는 범국가적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서울시교육청 및 서울시내 25개 특성화(상업계)고교와 협약을 체결하고 학생들의 세무회계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과 세무사사무소 취업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세무사 업계 인력난과 청년층의 취업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서울시교육청과 특성화고교와의 집합적 업무협약은 선도적 시도라는 점에서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구체화해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회가 인턴 채용시 월 최고 100만원을 보조하는 서울시의 '특성화고교생 인턴십 제도'의 적용대상 기업을 종업원 20인에서 5인으로 낮춰, 회원들의 직원채용 부담을 크게 덜어준 것도 이와 연관되는 것으로 뿌듯함을 느낀다.
재임 기간 중에 서초구청과 서울시교육청 등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는데, 어려운 지방회의 예산구조 속에서도 서울회 임원들과 힘을 합쳐 청년 일자리창출과 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노력한 것이 그나마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큰 위안을 삼고 있다.
넷째, 인력난 못지않게 회원사무소 업무의 30%를 차지하면서도 무보수로 대행해 주고 있는 4대보험 관련 업무량 축소에 매진한 것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건강보험공단과 협약을 맺고 신고 관련 전산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해 4대 보험 신고업무를 대폭 간소화해 사무소의 관련 업무량을 줄였다. 특히 건강보험공단과 서울 지방국세청에 건의해 법인세와 소득세 등의 신고안내문에 4대 보험 납부내역이 표기되도록 조치함으로서 회원들의 신고업무가 한결 수월해진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김상철 서울회장은 서울회가 전체 세무사회 예산의 41%를 담당하고 있는데 반해 배정되는 예산은 전체 세무사회 예산의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회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떠맡고 있는 구조라며 이를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Q. 서울회는 지방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을 보유한 지방회다. 때문에 본회의 견제도 만만찮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A. 견제 당한다고 말할 것까지도 없다. 외형적으로는 5000명이 넘는 조직에다 회원의 직접선거로 회장을 선출하는 구조를 갖고는 있지만, 예산이나 자율성 등 모든 면에서 본회의 1개 팀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위상을 갖고 있다.
이는 본회와 한 공간에 있는 서울회와 중부회는 6개 지방회 중 특히 더욱 심하다.
서울세무사회 회원이 납부하는 회비가 세무사회 전체 예산의 41%를 차지하는데도 막상 배정되는 예산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회원 수가 가장 적은 광주세무사회의 경우도 한국세무사회에서 배정되는 예산이 미약하나마 회원들이 내는 회비보다 많다.
조직이 존재하고 그 조직 속에 각 하부조직이 있는 이유는 서로의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회가 주어진 역할을 할 수 있는 예산을 배정하여야 하는데 현재 세무사회 시스템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예산결정권과 인사권이 본회에 집중되다 보니 지방회 차원에서 회원의 의결을 거쳐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 것이다.
지방회 조직의 완전한 독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예산결정권과 지방회 조직의 인사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전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상황에 따라 수시로 규정을 뜯어고쳐 지방회나 지역회를 통제하고 옥죄는 행태가 비일비재 했다. 그리고 지방회 같은 조직은 물론이고 포상과 임명직 임원 선임관련해서는 회원들마저도 통제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2014년 서울지방회 임원선거 때는 선거기간 중에 선거규정을 두 번이나 고쳐 당해 선거에 적용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한 것은 물론 서울회 선거관리위원회를 무력화시키기 까지 했다.
나아가 본회가 앞장서서 선거 불공정 시비를 조장하고 이것을 명분으로 서울회 선거관리위원장을 중징계한 데다, 급기야 선관위원장이 형사고발(업무방해, 명예훼손)까지 당하는 낯부끄러운 사태까지도 벌어졌다.
Q. 본회와 지방회의 이상적인 관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이점에 관해 직선제 서울회장을 연임한 사람으로서 본회와 지방회의 발전 그리고 회원 간, 임원 간 화합을 위해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지방회 및 각 조직의 자율적인 기능을 통제하고 일방적 지시 형태로 운영하면서 책임을 지방회로 넘기는 조직의 구조와 행태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회원들이 우리가 처한 문제와 현실을 정확하게 알고 결정 할 수 있어야 참여도가 높아지고 개선책들이 도출될 텐데 그 통로가 막혀 있다 보니 회원들은 점점 더 회 운영에 무관심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세무사회 집행부는 회원들의 무관심을 깨우치기는커녕 오히려 회원들의 무관심과 정보 불균형 그리고 수동적인 정보인식 행태를 역이용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다수 회원들은 왜곡되고 조작된 내용들이 사실인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다.
본회와 지방회와의 관계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방회 회의의 녹취록까지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부족해 지방회 회의에 본회임원의 참석을 제도화하는 등 1970~80년대의 권위주의적 행태가 아직도 적용되는 곳이 한국세무사회라는 조직이다.
본회 집행진의 독점적 일방 통행식으로 이뤄지는 의사결정 구조가 아닌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빨리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과 집행에 참여하는 임명직 임원을 형식적 추천이 아닌 지방회장과 지역회장의 추천을 받아 선임함으로써 본회와 지방회 조직이 유기적으로 융합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모든 조직은 규정에 앞서 구성원 간 소통과 화합이 전제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시스템이 작동되는, 즉 민주적인 운영으로 전환되어야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